성인오락게임으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나라뿐 아니라 자신의 가정도 무너질 지경이 됐다는 주부 이모(43·대구시 수성구 중동) 씨. 그녀는 하루종일 성인게임장에만 붙어사는 남편의 게임중독증을 어떻게 하면 치료할 수 있는지를 애타게 물어왔다. 그 원인과 치료법을 정철호 계명대 동산병원 정신과교수에게 들어봤다.
◇궁금증1- 얼마만큼 해야 중독인가
▶지나치게 게임에 몰두하는 시간이 많고 이로 인해 일상생활에 막대한 지장을 주는 상태를 중독이라고 할 수 있다. 본인의 의지대로 통제가 되지않는 상태다. 게임을 하지않으면 금단증상이 나타나고 문제임을 본인이 인식하지만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상태를 말한다. 이로 인해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 지장을 초래한다면 중독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궁금증 2- 왜 빠지게 되나
▶중독증에 빠지기 쉬운 사람은 ▷도피처를 찾고자 하는 사람 ▷ 자존감이 낮은 사람 ▷이전에 중독경험이 있었던 사람 ▷자신의 정체감에 불만이 있는 사람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남자의 경우 사회생활에 자신감이 결핍된 사람이 많다.
또 사회적 환경적 요인으로 언제 어디서나 게임을 할 수 있는 접근의 용이성 등과 가정의 해체, 경제적인 불안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성격적인 요인으로는 사회성이 적은 경우, 외로움을 잘 느끼고 자기표현을 잘 하지못하는 경우, 가족을 비롯한 주변환경으로 인해 우울함을 느끼고 있는 경우, 경쟁적이고 승부욕이 자나치게 강한 경우, 지능은 우수하지만 감성적 발달이 지연된 경우다.
◇궁금증3- 중독증의 증상은
▶게임중독에 빠진 경우 대부분 일상생활에 흥미를 잃게 된다. 장래에 대한 관심이나 의욕이 떨어지고 오로지 눈앞의 게임에만 관심을 갖고 집착을 하게된다.점차 일상의 친구들과 멀어지게 되고 오직 게임장에서 만난 친구들과만 정서적인 유대관계를 맺게된다.
이런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대인기피증이나 대인공포증이 생겨 긴장과 불안으로 인해 점차 고립되어 치료를 받아야한다. 그러나 대부분은 치료의 동기가 적고 자기문제를 축소하고 부정하는 경향이 있어 가족들과도 마찰이 자주 생기게 된다. 드물긴 하지만 완전히 현실감을 상실하는 경우도 있다.
지나치게 게임에 몰두할 경우 신체적으로도 상당한 후유증이 발생한다. 안구건조증이나 손목관절의 이상 두통 요통등의 신체증상이 생긴다. 또 불규칙적인 식사로 인한 위장장애 및 영양 결핍이 나타나기도 한다. 수면양상도 바뀌어 불면 등과 과도한 졸음이 오고 이 상태가 지속되면 생체리듬의 불균형으로 인해 다양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생리적으로는 혈압과 맥박이 상승하고 긴장이 높아져 늘 피곤한 상태가 된다. 가장 흔히 동반되는 질병은 우울증과 대인공포 대인기피증이다.
◇궁금증4- 치료방법은 어떤 것이 있나
게임중독은 사회적, 환경적, 개인자체의 속성, 개인의 성격성향 등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치료에도 다양한 접근이 필요하다.
정철호 정신과교수는 " 치료의 원칙은 통제력과 조절력을 키워주며 관심의 방향을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데 모아진다." 며 이렇게 하기위해서는 가족의 관심과 인내가 요구된다고 말한다. 세상의 모든 오락실을 없앨 수 없기 때문에 에너지의 방향성을 바꿀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가장 좋다는 것이다. 즉 다른 흥밋거리를 찾아 게임을 잊도록 유도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현재 중독의 정도가 심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할 정도라면 약물치료와 인지행동치료도 생각해볼 수 있다.
약물치료로는 알코올 중독환자들의 갈망을 줄여주는 것으로 알려진 '날트렉손'이라는 약물을 사용할 수 있다. 또 항우울제의 일종인 선택적 세로토닌 차단제들이 일부 비물질성 중독 환자들에게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외에 잘못된 생각과 행동을 바로잡아 주는 인지행동치료가 있다. ▷우선 게임으로 인해 지금 잃어가고 있는 것들을 살피도록 한다. ▷생활일지를 작성해 자신이 얼마만큼 많은 시간과 돈을 낭비하는지를 알 수 있도록 한다. ▷더 재미있는 일을 찾도록 한다. ▷너무 거창한 계획보다는 오늘 하루만이라도 게임하는 시간을 줄이는 계획을 세운다.▷원인을 찾아본다 ▷ 가족들의 목소리에 관심을 갖도록 유도한다 ▷ 긍정적 자기모습을 발견하도록 유도하기 등이다.
◇궁금증5- 가족들은 어떻게 해야하나
가족들의 역할이 크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우선 무조건 많이 한다고 구박만 할 것이 아니라 게임에 대해 구체적으로 아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원인이 무엇인지를 알아야한다. 즉 언제 무엇 때문에 얼마나 게임을 하는지를 알아야한다는 것이다. 일단 알고 나면 같이 생활일지를 기록하도록 하고 무조건 못하도록 할 것이 아니라 다른 것에 몰두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도록 한다. 대개 게임에 빠져있는 이들은 자신의 행동에 대해 언급하면 간섭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짜증을 내기 십상이다. 그러므로 게임 자체를 부정하지 말고 그 게임이 가지는 부정적인 면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김순재 편집위원 sjkim@msnet.co.kr
도움말: 정철호 계명대 동산병원 정신과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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