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관계가 나빠 햇볕정책이 차질을 빚었을 뿐 남북관계를 발전시켜 온 햇볕정책이 무슨 罪(죄)가 있느냐'고 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발언은 적절치 않다. 지금 우리의 과제는 한반도에서 핵을 몰아내는 일이다. 자신의 공적을 앞세운 책임 공방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핵과 전쟁의 공포가 한반도에 닥친 지금, 우리는 옳았지만 미국이 잘못했다는 DJ의 발언은 그의 말대로 駭怪(해괴)하다.
대다수 국민이 햇볕정책의 전환을 요구하는 까닭은 정책의 效果(효과)가 없다는 데 있다. 북은 남의 햇볕에 고립의 옷을 벗지 않았다. 벗은 채 속이며 단물만 빤 것 같은 결과를 가져왔기에 정책의 수정을 요구해 왔다. 햇볕정책 자체가 아니라 정책의 실효성이 없다는 것이다. 햇볕의 결과는 핵실험으로 이어졌으며, 북은 우리에게 깊은 불신과 배신감을 안겨 주었다.
남북정상회담으로 DJ는 노벨평화상까지 안았다. 그러나 그 代價(대가)로 지불한 천문학적인 돈은 우리 사회에 잘못된 인식과 관행을 불렀다. 뒷돈 없이는 북과 접촉할 수 없다는 건 이제 상식이 됐다. 대북 사업을 해 본 이들은 북의 억지와 생떼를 당연시하는 남북 당국의 자세를 한결같이 비난하고 있다.
햇볕정책을 놓고 벌어지는 논란은 한반도에서 핵의 공포를 몰아내야 할 지금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일과 다르지 않다. 북이 스스로 핵을 폐기토록 해야 한다면 햇볕정책이 옳으냐 그르냐를 따지기에 앞서 북의 오판과 그릇된 결과에 대한 책임 추궁이 시급하다. 모든 대북 지원을 중단함으로써 우리의 기대를 저버린 대가가 가혹하다는 점을 일깨워야 한다. 또 뒷돈으로 평화를 사겠다면 恐喝(공갈)과 협박에 속절없이 끌려가자는 것과 다를 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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