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감익는 풍경 감상 포인트

'감나무 골' 영동을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서두르는 것이 좋다. 영동의 감나무가로수길은 요즘이 절정. 일주일 정도 지나면 감잎들이 떨어질 것 같다. 나지막한 감나무에 주렁주렁 감만 달려있는 모습이 장관을 이루긴 하겠지만 다소 을씨년스러울 수도 있기 때문이다. 거기다 올핸 가뭄 탓인지, 해거리 탓인지 감수확량이 예년만 못하다고 한다.

어쨌든 감익는 영동은 감나무가로수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감나무가로수길을 여유있게 거닌 후에는 시원한 올갱이국이나 무공해 삼겹살을 맛보는 것도 별미여행이다.

두 번째 추천코스는 산행과 감익는 풍경을 곁들이는 것. 영동에는 천태산과 민주지산(물한계곡) 등 등산객들에게 이름난 산들이 있다. 아침 일찍 산에 올랐다가 하산길에 감익는 풍경을 돌아 본 후 감잎차와 감오미자차, 홍시와 곶감 등을 맛보는 코스도 괜찮다. 영동군내를 이어주는 국도와 지방도를 다니다가 어디서든 곶감시렁이 있는 집을 발견할 수 있다. 그 집은 십중팔구 곶감과 감식초 등 감식품을 가공판매하는 공장이자 직판장이다. 구수한 충청도사투리에 곁들인 후한 영동인심을 직접 확인해보는 건 어떨지.

영동은 국악의 본향이다. 난계 박연 선생의 생가가 있는 영동군 심천면에는 지난 99년 난계국악박물관이 들어서 있다. 은은한 우리 국악의 향기에 취해보는 발길 곳곳에서도 감익는 향기를 느낄 수 있다. 또는 천태산을 찾는 길에 천년고찰 '영국사'를 방문, 고적한 산사(山寺)의 정취와 감향기를 함께 느껴보는 것도 좋다.

오로지 감여행이라면 감체험농장을 찾는 것이 더 좋겠다.

영동감연구회(회장 이상길)가 운영하는 감과원은 영동읍에서 20여분 거리에 있는 양강면 남전리에 있다. 나지막한 구릉에 조성된 4천여 평의 감과원에는 둥시와 영동둥시, 영동월하시 등 8가지 품종의 감나무 600여 본이 있다. 이 회장은 "봄부터 가을까지 관리를 다 해주어야 하기 때문에 (감나무체험농장이)쉬운 일은 아니다."면서도 찾아오는 외지인들을 박대하지는 못한다. 이곳에서 자신 혹은 가족들만의 감나무를 갖고 감나무가 있는 추억을 되살려보는 것도 괜찮다.

▶영동감은

영동에서 재배되는 감은 주로 둥시와 영동월하시다. 둥시는 영동과 경북 상주 등에 많이 분포하고 있으며 먹감이라고도 불린다. 대표적인 곶감용이다. 영동월하시는 영동에서 개량된 품종으로 역시 곶감용으로도 많이 쓰이지만 연시로도 적합하다.

영동이 감의 주산지로 자리잡게 된 것은 소백산맥에 위치한 지리적 특성으로 일교차가 큰 지형과 물, 기후가 감의 생육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곳의 감은 당도가 높고 빛깔이 선명한 것이 특징이다.

감은 동의보감 등의 각종 문헌에 나올 정도로 민간요법에 이용되는 건강식품이다. 비타민 A와 C가 많은데다 철분과 구연산 등 여러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있는 알칼리성 식품. 그래서 지사제와 만성기관지염, 당뇨, 고혈압 등의 성인병은 물론 숙취해소에도 효과가 있다.

▶교통

영동가는 교통편은 버스와 철도, 자동차 등 모두 가능하다. 그러나 대구에서 영동으로 바로 가는 시외버스나 고속버스는 없다. 버스를 타려면 김천에서 황간을 거쳐 영동으로 가는 시외버스를 타는 게 가장 낫다. 김천-영동간 시외버스는 오전 9시25분부터 오후 8시20분까지 4회 운항한다. 시간은 1시간.

철도편은 많다. 동대구역에서 출발하는 무궁화열차는 모두 영동에서 정차한다. 소요시간은 1시간20여분. 하루에 21회 운행한다(운행시간표는 철도공사홈페이지 참조).

자동차편으로는 경부고속도로 영동IC로 진입하는 것이 영동읍으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이다. 영동IC에서 30여분이면 영동읍에 도착할 수 있다. 민주지산(물한계곡)을 가려면 황간IC를 이용하는 것이 빠르다. 영동읍에서는 30, 40분 정도면 난계국악박물관이나 천태산 등 군내 관광지 어느 곳이든지 갈 수 있다.

문의=영동군 문화관광과 043)740-3214. 영동감연구회(회장 이상길) 043)743-1033.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