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내 어린이집 '디딤' 운영 ㈜BND 권호 사장

"직장 보육시설은 직원 복지 차원이 아닙니다. 인재 유치를 위한 투자이자 기업의 사회 환원입니다."

직원 78명의 벤처 회사 ㈜BND의 권호(37) 사장은 직장 보육시설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의무 사업장이 아닌데도 직장 보육시설을 운영하기란 쉽지 않은 일. 부지를 매입하고 건물을 짓는 데에만 5억 원을 선뜻 투자했다. 매달 투자되는 금액까지 합하면 연매출 64억 원 규모의 회사가 감당하기엔 벅차보인다. 그가 고집스럽게 보육시설을 만든 이유는 무엇일까.

"능력 있는 인재를 서울에서 지역으로 데려오려면 우선 특별한 무엇이 있어야 합니다.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것이 육아 시설이라 판단했는데, 그 예상이 적중한 것 같습니다." 계획은 4년 전부터 세웠지만 실행은 1년 전에 옮겼다. 하지만 의외로 직원들의 반발이 적지 않았다.

"회사 규모에 비해 너무 큰 투자라는 의견이 많았어요. 당장 이익이 돌아오는 것도 아니고요. 그래도 꾸준히 설득했지요." ㈜BND의 직장 보육시설 '디딤'이 운영된 지 1년. 지금은 직원들의 자긍심이 대단하다. 보육시설을 이용하는 직원은 물론이고 아이가 없는 직원도 '직장이 나를 이만큼 생각해준다.'는 생각에 뿌듯해 한다는 것.

'디딤' 개원 당시 결혼한 직원이 전체의 20%에 불과했지만 과감히 보육시설을 만든 데에는 '믿고 맡길 만한 곳인지 직원들이 지켜보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 때문. 선생님들을 개원 수개월 전부터 채용, 교육 프로그램은 물론 건물까지 함께 만들어갔다.

'철학이 있는 어린이집'으로 만들기 위해 모든 운영권은 어린이집에 맡기고 있다. 회사는 단지 필요한 경비만 지원해줄 뿐 보육시설은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 "네 살짜리 제 아들도 디딤에 보내고 있어요. 아내도 많이 좋아합니다. 5개월 된 둘째도 조금 더 크면 디딤에 보낼 생각입니다. 직장과 가족이 함께 아이를 키워야 하지 않겠습니까."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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