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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춘년 열풍?…귀금속·한복집 "우린 죽을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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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세대 혼수비 절감 뚜렷…매출 작년보다 오히려 줄어

주부 이모(61·대구 수성구 범물동) 씨는 올 연말 결혼을 앞둔 막내아들의 예물을 사기 위해 대구 중구 교동시장 내 금은방을 찾았다가 크게 당황했다. 진열된 보석 세트의 수도 적은데다 유행이 한참 지난 것 밖에 없었기 때문. 이 씨는 "가게 주인이 '하도 장사가 안돼 물건을 다시 채워넣을 수 없었다.'며 미안해하는데 할 말이 없었다."며 "아들 셋을 결혼시켰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쌍춘년' 결혼 열풍에도 귀금속과 한복 등 예물·예단 업계의 시름이 깊어가고 있다. 혼수 비용의 큰 몫을 차지하는 한복값을 줄이거나 간소하게 예물을 준비하려는 예비부부들의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 이 같은 현상은 오랜 경기 침체로 사정이 어려워진데다 혼수 비용의 거품을 빼려는 젊은 세대의 실용화 경향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특히 귀금속 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지난 6일 오후 찾은 대구 중구 교동시장 귀금속거리는 한산했다. 대다수 가게마다 손님은 한, 두명에 불과했고 주인 혼자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가게도 적지 않았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150여 개에 달하는 귀금속 거리 업체 중 30%가 근로자 최저생계비인 월 120만 원에도 못 미치는 매출을 올리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과거 귀금속 제조공장과 업체를 이어주던 중간도매상은 130여 명에서 20여 명으로 줄어들었다.

30년째 교동시장에서 귀금속 관련업을 하고 있다는 한 상인은 "매출이 갈수록 줄면서 유통 비용을 아끼기 위해 지난해부터 제조공장과 직거래한다."며 "쌍춘년 특수가 지나가는 내년에는 더 큰 불황이 닥칠 것으로 보여 걱정"이라고 말했다.

대형 유통업체도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대구점에 따르면 지난 10월까지 보석류 매출은 특정 브랜드를 제외하고는 지난해보다 매출이 줄어들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불과 몇년 전 예물을 준비할 때에는 다이아몬드와 루비, 순금 3세트가 기본이었지만 최근 예물은 반지 하나 또는 커플 반지가 대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비부부들의 실속화 경향이 두드러지면서 결혼비용 삭감대상 1호인 한복집을 찾는 발길도 줄어 들고 있다. 서문시장 한복매장 주인 김모(37·여) 씨는 "요즘 신혼부부들은 평생에 몇번 입지 않는 한복에 그다지 가치를 두지 않는다."고 했다. 고급 한복집이 몰려있는 중구 대봉동 대백프라자 인근도 마찬가지. 한 한복집 사장은 "손님이 와도 신랑은 아예 한복을 안하거나 신부도 가짓수를 크게 줄여 남는 게 별로 없다."고 말했다. 한 한복 대여업체 관계자는 "요즘엔 양가 어머니의 경우 한복을 빌려입고 신랑신부 본인들만 맞춰 입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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