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숙제, 꼬마들에게 좋지 않다

'어린이에게 학교 숙제는 아무 짝에도 쓸모 없으니 없애자.'

최근 미국에서 발간된 2권의 책이 일부 학부모와 교육자의 이러한 주장에 힘을 실어주면서 미국 어린이들이 과도한 숙제로 취미, 스포츠, 가족 여가시간을 빼앗기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숙제가 학습에 기여한다는 구체적 증거가 없는데도 어린이들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많은 숙제를 하고 있다는 게 두 책의 시각이다.

'숙제에 반대하는 이유(The Case Against Homework)'의 공동 저자인 새러 베넷.

뉴욕에서 변호사로 활동중인 그녀는 "초등학교에서는 물론이고 아이들이 성장하면서도 숙제와 학업성취도 간에 상관관계가 있다는걸 보여준 어떠한 연구 결과도 없다"고 못박았다.

베넷은 자녀들의 방과 후에 잡힌 '끔찍한 스케줄'을 알고서 책을 쓸 결심을 했다면서 "아들이 중학생일 때 나의 로스쿨 시절처럼 공부한다는 느낌을 받았고 이건 미친 짓이라고 생각했다"면서 "왜 어린이에게 그런 일을 시키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고 비판했다.

베넷은 이런 교육시스템에 진저리를 내고 올해 숙제 없는 대안학교로 두 자녀를 전학시키기로 마음 먹었다고 말했다.

그는 "숙제를 해야 꼬마들이 더 똑똑해지고, 잘 교육받고, 훨씬 분석적이고 창의적으로 사고할 것이라는 점을 증명하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면서 "아이들은 누구도 '유익하다'라고 말해줄 수 없는 일을 하느라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숙제 신화(The Homework Myth)'의 저자인 앨피 콘은 너무 많은 숙제가 어린이들로부터 '배움에 대한 사랑'을 갉아먹을 뿐 아니라 정반대의 심리적 역효과를 부를 가능성마저 있다고 경고했다. 콘은 숙제가 학업성공에서 핵심 요소가 아니며, 어떤 경우에는 역효과를 유발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다수의 연구 결과를 인용했다.

물론 숙제의 순기능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있다. 집에서 공부하는 게 어린이에게 좋을 뿐 아니라 시간관리 능력을 키워주고 자신감과 책임감을 형성시켜 준다는 논리다.

그러나 저학년 어린이일수록 숙제가 별로 득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은 이어진다. 듀크 대학 연구팀은 숙제와 학생 성취도 간의 상관관계는 중.고등학생에게 더욱 강하게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를 얻었다.

어린이들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더 많은 숙제를 처리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연구팀은 '1학년은 10분간 숙제, 2학년은 20분간 숙제' 식으로 자녀의 연령에 맞게 공부시간을 조절할 것을 제안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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