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항 과메기가 세계로 간대요"

재미 한상들 경쟁적 수입의사…日도 수출 타진

포항 과메기가 지구인 입맛 사로잡기에 나섰다.

대중화 10년 만에 제주도 다금바리, 자갈치시장 아나고, 흑산도 홍어 같은 지방 대표음식으로 자리잡은 과메기가 이제 미국, 일본 등지 해외시장 수출길 열기에 바쁘다.

◆한국을 넘어 세계로=지난 3일 포항에서 한상(韓商)대회에 참가했던 재외동포 상공인 80여 명을 상대로 과메기 시식회가 열렸다. 이날 선보인 과메기는 보통 과메기와는 달랐다. 겨울철 찬 동해바람을 쐬가며 발효시킨 전통 과메기에 홍삼, 포도주, 키토산과 비타민C, 해양심층수를 살짝 입혀 '첨단 기능'을 더한 것이었다.

과메기연구소 기술로 구룡포 한 업체가 생산한 이 특별 과메기를 맛본 해외 상공인들은 "good"을 연발했다. 특히 미국 내 서너 개 업체 대표는 서로 독점수입하겠다며 경쟁했다고 포항시는 밝혔다. 생산업체 측은 미국식품의약품안전청(FDA) 승인을 위해 몇 가지만 보완하면 수출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며, 미국 수출길이 트이면 다른 해외시장 개척은 더 쉬울 것으로 기대했다.

또 투자 유치를 위해 일본을 방문 중인 박승호 포항시장은 과메기 일본 수출방안을 타진했다. 지난 10일 후쿠야마시에서 열린 과메기 시식회에서 직접 과메기를 맛본 하케다 시장은 홍보관 설치 등 일본 수입을 위한 지원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재덕 구룡포과메기영어조합 대표는 "전국을 대표하는 겨울철 전통별미로 자리잡은 과메기를 세계시장으로 진출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국구' 명성은 탄탄해=요즘 찬 바람이 불면 포항 정반대쪽에 있는 전북 부안 채석강 입구나 해운대, 서울, 심지어 제주도까지 '구룡포 과메기' 깃발을 단 판매상들이 넘쳐나고 있다. 불과 10여 년 전만 하더라도 포항 등 동해안 서민들의 한철 별미에 지나지 않았던 과메기가 이제 우리나라 대표 음식의 하나로 자리잡은 것.

구룡포과메기영어조합 법인이 추산한 지난 겨울 과메기 판매액은 구룡포에서만 380억 원 정도. 올해는 500억 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포항 전체로는 800억 원 매출이 목표다. (표 참조)

또 과메기 원자재인 꽁치를 다듬고 말리고(발효) 포장하는 등 가공과정의 고용 창출도 200억 원대를 상회, 올해 과메기시장 총규모는 1천억 원대가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덕분에 고래고기와 오징어 등 왕년의 명물이 퇴색한데다 한·일 어업협정으로 거의 초주검 상태에 직면했던 구룡포 경제도 과메기 시장 활황세로 활력을 되찾았다.

오성희(포항1대학 교수) 과메기연구소장은 "과메기가 술안주라는 점을 감안하면 경제적 파급효과는 1조 원대를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시도 2005년 초 과메기 매출액과 인건·물류비, 주류와 기타 음식 등 동반 먹을거리 등을 고려해 과메기의 파급효과를 9천900억 원가량으로 집계한 바 있다.

◆홍보 이벤트도 다양=포항시는 조만간 과메기 홍보영상물을 만들어 전국에 홍보할 계획이다. 또 해돋이 관광객들이 호미곶으로 몰리는 12월 30일과 31일 본고장 구룡포에서 과메기 축제를 열기로 했다. 이에 앞서 시는 12월 초 대구에서 축제를 열고, 전국적 붐 조성을 위해 같은 달 중순쯤에는 국회의사당에서 시식회도 계획하고 있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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