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는 나에게 잘해주는 언니지만 일단 코트에 들어서면 승리 만큼은 양보할 수 없어요. 프로 팀에 와서 너무 기쁘고 한 경기라도 더 뛸 수 있도록 노력할래요"
올해 여자 프로배구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지명돼 GS칼텍스 유니폼을 입은 세터 한수지(17·근영여고 졸업 예정)는 23일 개막하는 2006-2007 정규시즌을 앞두고 각오가 남다르다.
프로 무대에 입문한 것도 그렇지만 언니 한은지(19·KT&G)와 '적'으로 만나 '자매 대결'을 펼쳐야 하기 때문이다. 올 시즌 코트에는 세 자매가 있다. 제15회 도하아시안게임 대표로 나란히 참가했던 한유미(24·현대건설)-송이(22·도로공사) 자매가 가장 유명하다. 한유미-송이 자매, 한수지-은지 자매와 달리 김수지(19)-재영(18·한일전산여고 졸업 예정) 자매는 현대건설에서 한솥밥을 먹는다.
올해 여자 신인 최대어였던 한수지는 세터라서 백업 라이트인 언니 은지와 네트를 사이에 둔 정면 대결이 많지 않지만 상대 블로커들을 따돌리는 정교한 볼 배급을 해야 한다. 주전 세터 정지윤과 함께 번갈아 출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빠르면 내년 1월3일 양팀 맞대결 때 언니와 코트에 나란히 설 것으로 보인다.
한수지는 "언니(한은지)가 프로는 경기 수와 훌륭한 선수들이 많아 고교 때와 다르니 힘들더라도 참고 견디라고 용기를 줬어요. 아시안 게임을 다녀와 동료와 손발을 맞춘 건 나흘 정도 밖에 안돼 걱정입니다. 용병 안드레이아는 키가 크고 탄력이 좋아 토스 높이를 조절하고 있어요. 저는 높이는 없지만 서브와 토스에는 자신 있고 팀이 좋은 성적을 내는 데 최선을 다할 겁니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국가대표 자매 한유미-송이의 맞대결도 관심거리다. 한유미는 9월 한국배구연맹(KOVO)컵 양산대회 때 부상이 완전 회복되지 않았음에도 투혼을 발휘하며 현대건설 우승을 이끌고 최우수선수(MVP)로 뽑혔으나 한송이는 KOVO컵 예선전에서 현대건설을 꺾었음에도 불구하고 재결승전 패배로 우승컵을 언니에게 내주는 지독한 우승 불운에 시달렸다.
언니 한유미가 2000년 슈퍼리그부터 겨울리그 5연패를 경험한 반면 한송이는 2003년 도로공사 입단 후 네 시즌 연속 준우승에 머물며 '만년 2인자' 설움을 겪었던 것. 똑같이 레프트로 양팀의 주포로 나서는 한유미와 한송이는 올해 마지막 날인 12월31일 현대건설 홈 경기에서 맞붙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올해 신인 드래프트 3순위로 현대건설에 입단한 세터 김재영은 같은 팀 센터로 활약 중인 김수지의 조언을 받으며 2004년 V-투어 이후 3년 만의 정상 복귀에 힘을 보탠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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