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회적 관계망 참여 실태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사회적 자본 실태 종합조사' 보고서는 우리나라 국민들이 '연줄'에 기대는 정도가 과거에 비해 크게 낮아졌지만 아직도 동창회나 향우회 등 학연, 혈연, 지연 중심의 전통적 관계망을 형성하고 있는 것을 보여준다.

◆사회적 관계망 가운데 동창회 가입률 높아

사회적 관계망에는 동호회, 노조, 직능단체, 소비자단체, 인권단체, 환경단체, 종교단체, 사이버 공동체, 동창회, 향후회, 종친회 등이 포함된다.

조사 결과 사회적 관계망 가입 비율은 환경·동물보호단체가 2.1%로 가장 낮았다.

또 국제구호·인권단체가 2.3%, 소비자단체 2.5%, 빈민구호·사회봉사 단체가 3.9%에 각각 그쳤다.

반면, 동창회는 가입률이 50.4%로 가장 높고 종교단체 24.7%, 종친회 22.0%, 스포츠·야외 레저 동호회 21.5%, 향우회 16.8% 등이었다.

동창회, 향우회, 종친회 등의 가입률이 높은 것은 아직도 국내에서는 학연, 혈연, 지연 중심의 전통적인 형태의 관계망이 활성화돼 있기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사회적 관계망 참여 비율은 남성이 여성보다 높았다. 특히 동창회, 향우회, 종친회 등 가입률은 남성이 여성의 두 배에 달했다.

반면, 여성들은 종교단체, 교육·교사·학부모단체 등에 적극 참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믿을 수 있는 친구 있다'

83.6% 친구, 이웃, 직장에서의 사회적 관계망 특성 중 하나는 대부분은 믿을 수 있는 친구를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 점이다.

'적극적으로 도와줄 수 있는 친구'가 1, 2명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전체의 42.6%였고, 3∼5명이라는 답변은 41.0%였다. 친한 친구와 연락을 하는 빈도는 '일주일에 여러 번'이 36.1%, '한 달에 여러 번'이 31.8%로 대부분이 최소한 한 달에 여러 차례 전화와 이메일, 인터넷을 통해 친구와연락을 주고 받는 것으로 집계됐다.

친구 중 출신 지역과 학력이 같은 비율이 3분의 2를 넘는 경우는 30%내외에 그쳐 대부분의 경우는 출신지역이나 종교, 정치성향, 학력이 친구를 사귈 때 큰 역할을 하지는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웃이나 동네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주민수로는 3∼5명이라는 응답이 26.5%였고, 1, 2명과 6∼10명이라는 답변도 각각 10% 수준으로 집계돼 아직까지는 이웃이라는 전통적 공동체가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직장 동료와 퇴근 뒤 시간을 보내는 빈도는 '일주일에 여러 번'이 26.6%, '한 달에 여러 번' 이 32.7%로 직장 동료들과도 퇴근 후 따로 모임을 가지면서 공동체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줄 부탁 충북이 가장 적어

우리나라의 고질적인 사회문제로 인식되는 연줄 문화에 대한 실태 조사 결과, 50% 이상의 국민은 연줄 행사에 대한 부탁을 전혀 받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별로 받지 않는다'의 비율도 31.8%에 달해 과거에 비해 사회가 좀 더 투명한 규칙에 의해 움직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영향력을 행사해 달라고 부탁한 경우도 '전혀 없다' 43.8%, '별로 없다' 38.3% 등 대부분은 연줄망에 기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지역별로는 차이가 커 광주는 약 25%만이 연줄 행사 부탁을 전혀 받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반면 충북은 연줄 행사 부탁을 하거나 받는 사람의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낮아 연줄이 거의 작용을 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득 상위 집단이 하위 집단에 비해 연줄을 활용할 가능성이 높고 학력별로는 대학 이상 졸업자가 연줄을 활용한 부탁을 하거나 받는 경우가 많았다.

◆사이버 공동체 가입자 진보 성향 높아

사이버 공동체 참여자들의 정치의식을 조사한 결과 사이버 공동체 가입자들이 비가입자들에 비해 집회나 시위, 정치단체 기부, 정치단체나 후보자 웹사이트 방문 등 적극적인 정치 참여 경험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적 성향을 진보 0점, 보수 10점으로 설정할 때 사이버 공동체 가입자는 평균 5.37점, 비가입자들은 평균 6.00점으로 집계돼 사이버 공동체 가입자들이 비가입자에 비해 비교적 진보적인 성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소득과 사이버 공동체 가입률은 정비례하는 경향을 보여 월소득 500만 원 이상 고소득 집단의 사이버 공동체 가입률은 42.3%로 가장 높았고 월소득 99만 원 이하 저소득 집단의 가입률은 8.2%로 가장 낮았다.

그러나 사이버 공동체 활동률은 월소득 500만 원 이상 집단이 40.9%로 가장 낮았고 월소득 99만 원 이하가 93%로 가장 높아 가입을 유인하는 지원책이 있을 경우 사이버 공동체는 소득이 낮은 집단의 정보욕과 소통욕을 만족시켜 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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