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클리닉 에세이] 완치냐 조절이냐

알레르기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부모들의 최대 관심사는 과연 완치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알레르기 질환의 특성상 감기를 달고 살거나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여 수시로 병원을 다녀오는 수고를 해야 하기 때문에 지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내가 앓고 있는 혹은 우리 아이가 앓고 있는 병의 경과가 궁금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다. 특히 지루한 경과를 가지는 경우에는 이 고생이 언제 끝나느냐 하는 시간적 문제뿐만 아니라 경제적인 어려움도 또 하나의 중요성을 가지게 된다.

의사들도 의대에서 배운 내용의 5%만을 이용해 진료한다고들 한다. 많은 질병중에 인간의 능력으로 완치의 희망을 가져다주는 경우는 일부에 불과하다. 그렇지만 인간은 질병에 대항해 싸우기도 하지만 적절한 타협을 통해 질병의 악화를 막고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도록 조절하는 또 다른 대응법도 익히게 되었다. 질병의 완치가 현실로 다가오기 전 의사가 할 수 있는 최상의 방법은 생명을 빼앗기지 않고 최소한의 조절로 최적의 생활을 환자로 하여금 영유하게 하는 것이다. 고혈압, 당뇨병, 알레르기성 비염 등 만성적인 경과로 인간을 지치게도 하지만 바꾸어 생각한다면 그 질환도 내 몸의 일부라고 생각하고 그것으로 인해 좀 더 자신의 몸을 소중하게 가꾸어 간다면 무조건 나쁘다고만 볼 수 없는 것이다.

조절치료의 가장 큰 문제는 환자의 인내심이다. 의사들이 제시한 긴 시간의 치료는 한 편으론 피곤한 일이지만 그것이 자신에게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다는 믿음이 가장 필요하다. 이런 과정을 오히려 기쁘게 받아들인다면 질병으로부터의 해방, 즉 완치의 기쁨은 여러분의 것이 되는 것이다.

김대훈(미래연합소아청소년과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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