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학년도는 수능과 학생부 성적이 9등급제로 시행되는 첫 해인 만큼 수험생들로서는 수능과 학생부의 등급이 대입 전형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 쉽게 감을 잡지 못하고 있다. 단순히 9개 등급이므로 그다지 따져볼 게 없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대학들의 환산 방법이 각기 다르기 때문에 반드시 살펴야 한다. 같은 평균 등급이라도 지원 대학에 따라 환산 점수가 잘 나올 수도 있고, 불리하게 나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수능 등급 환산
(사례1) 서울대의 환산 방법을 살펴보자. 서울대는 정시 1단계 수능 환산 때 인문, 자연 모두 수리영역에 가중치를 두기 때문에 영향력이 가장 크다. 1등급이 45점인 데 비해 2등급 40점으로 5점 차이인데 언어와 외국어는 1등급이 36점, 2등급이 32점으로 4점 차이이며 탐구는 과목별로 1등급 9점, 2등급 8점 등 1점 차이다.
수험생 A와 B를 보면 두 사람 모두 등급 평균이 1.25로 같다. 그런데 어느 영역에서 2등급을 받았느냐에 따라 환산 점수가 달라짐을 알 수 있다.
(사례2) 고려대의 전형 방법을 살펴보자. 고려대는 모든 영역에서 1등급은 같은 점수를 주지만 2등급과의 차이는 각기 다르다. 언어와 사회탐구는 4점 차이를 주는 데 비해 외국어는 3점, 수리 나형과 과학탐구는 6점 차이를 준다. 수리 가형은 차이가 가장 커서 8점이다. 인문계든 자연계든 수리영역에서 좋은 등급을 받은 수험생이 유리한 것이다.
인문계 수험생 C와 D를 보자. 각각 수능 4개 영역 등급의 합이 6으로 같다. 그런데 A는 수리와 사회탐구에서 1등급을 받았고 언어와 외국어에서 2등급을 받았다. 이에 비해 B는 언어와 외국어에서 1등급을 받았다. 두 사람의 수능 등급을 계산하면 A가 더 유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학생부 등급 환산
지난해까지는 내신 성적의 실질반영비율이 크지 않았지만 올해는 상당수 대학들이 반영비율을 높였다. 하지만 대학에 따라 반영비율과 등급 간 점수 차이, 교과와 비교과 반영비율, 학년별 반영비율, 반영 교과목 등이 제각각이다. 내신 성적이 다소 떨어지는 수험생이라고 해도 반영 방법에 따라서는 다른 수험생과 큰 차이가 나지 않을 수도 있으므로 세밀하게 따져봐야 한다.
예를 들어 보자. F는 E에 비해 탐구 3개 과목에서 모두 밀렸지만 학생부 평균 등급이 1등급 높아 수능 차이를 극복했다. 고려대는 학생부 등급 간 점수 차이가 1~2등급 0.4점, 2~3등급 0.8점, 3~4등급 1.2점이다. 수능 환산 점수는 영역별 점수의 합인 700점에 4/7을 곱하여 400점으로 환산한 것이다.
▶대학별 고사
수험생들이 마지막으로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은 대학별 고사인 논술과 면접, 전공적성검사 등이다. 몇 년 동안의 입시 결과를 분석해 보면 논술의 경우 전형 마지막 단계에서 당락을 뒤집은 비율이 엄청나게 높다. 올해는 통합교과형으로 출제돼 변별력이 높아지는 데다 대학들의 반영 비율도 커지므로 한층 열심히 준비해야 한다. 대학별 고사 실질반영비율을 보면 인문계의 경우 경북대 논술 4.5%, 서울대 논술 30% 및 구술 20%, 고려대 논술 2.99%, 이화여대 논술 5% 등으로 결코 적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이는 마지막 단계에서 학생부와 수능 등급의 미미한 점수 차이를 단번에 뒤집을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김재경기자 kj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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