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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변하고 있다] 이젠 '컬처노믹스'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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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프라 충분…창의력 확보 관건

▲ 문화산업을 둘러싼 경쟁은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지난해 대구에서 열린 뮤지컬 공연에 출연하는 외국인 배우들이 연습을 하고 있다. 매일신문 자료사진
▲ 문화산업을 둘러싼 경쟁은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지난해 대구에서 열린 뮤지컬 공연에 출연하는 외국인 배우들이 연습을 하고 있다. 매일신문 자료사진

문화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생각의 틀이 급격하게 바뀌고 있다. 문화의 최신 패러다임은 한마디로 '컬처노믹스(cultunomics)'로 표현된다. 문화(culture)와 경제(economics)의 합성어인 컬처노믹스는 '문화를 경제적으로 활용하는 현상'을 뜻한다. 문화활동이 여가활용이나 일상의 고단함을 잠시 잊는 삶의 청량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가 하나의 산업이고 지식경제시대의 핵심 인프라가 되고 있는 것.

대구시는 치열한 문화경쟁 시대를 맞아 '아시아의 공연문화 중심도시'를 선언했다. 부산(영상), 광주(아시아문화중심), 전주(전통), 경주/공주·부여(역사문화)와 더불어 대구만의 문화 정체성을 확립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이미 대구는 국제뮤지컬페스티벌(봄), 호러페스티벌(여름), 국제오페라축제(가을), 코리아 인 모션(겨울) 등의 축제를 개최함으로써 공연도시로 브랜드화할 기반을 구축했다. 또 공연산업 기반(국립대구공연아트센터, 뮤지컬 전용극장, 창작스튜디오, 공연산업복합단지, 공연특화문화지구) 및 인력양성·창작지원(국립공연종합예술학교, 공연콘텐츠 창작지원, 공연산업 전문펀드) 시스템을 추가, 공연문화산업의 생태환경을 완성할 계획이다.

김대권 대구시 문화산업과장은 "대구에서 공연 프로그램을 기획 창작하고, 이를 우리지역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 다른 나라 무대에서 선보일 수 있을 때 비로소 공연문화중심도시의 위상을 갖게 될 것"이라면서 "공연 관련 물품 제작소를 포함한 창작스튜디오를 전국 최초로 대구에 설립함으로써 도약의 계기를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문화산업은 순수예술 분야의 든든한 기반을 바탕으로 발전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대구시는 2005년 7억9천만원이었던 문화예술진흥예산을 올해 20억3천900만원으로 크게 늘리고, 지자체로서는 파격적인 억대의 예산이 지원되는 기초예술진흥공모사업을 신설했다. 예산 나눠먹기와 중복 지원이라는 비판을 받던 각종 문화예술 지원사업도 동시 공모와 사업중심으로 현실화한 예산지원으로 시스템을 정비했다.

하지만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바로 지역문화 진흥의 중추적 역할을 해야 할 문화기관의 경쟁력 낙후 때문이다.

시립예술단 등은 공무원 조직처럼 경직돼 역동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데다, 임기 기간 중 자신의 역할과 계획에 대해 검증되고도 뚜렷한 비전과 실천방안을 제시하지도 못하는 인사를 문화기관 경영자로 선임하는 무책임한 대구시 인사정책이 큰 걸림돌이라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하드웨어적 인프라 구축과 정비에는 시가 아주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정작 문화산업의 핵심 경쟁력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에 대해서는 소홀히 다루는 경향이 있다"면서 "특히 문화활동은 지식경제시대 경쟁력의 원천인 창의력의 근원이고, 지역문화의 저변 확대가 이루어질 때 비로소 문화산업이 발전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문화교육'에 대한 전략은 없는 것이 아쉽다"고 말하고 있다.

석민기자 sukm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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