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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무학 대구문인협회장의 '콧수염' 효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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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덥수룩하게 길렀던 수염을 자른 모습이다.
▲ 덥수룩하게 길렀던 수염을 자른 모습이다. "외출하면서 너무 지저분하다"는 아내의 잔소리 때문이었다.

문무학 대구문인협회장이 검게 탄 얼굴에 콧수염을 기르고 나타났다. 2월 25일 어머니 별세 후 좀처럼 나들이를 꺼리던 그였다.

"멋으로 수염 길렀느냐?"는 말에 그는 뜻밖에 "조심하는 마음, 그립고 서러운 마음으로 콧수염을 기르게 됐다"고 했다. 어머니 장례를 치른 후 얼굴이 검어지고 몸무게도 많이 줄었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 100일 동안 수염을 기른 채 다닐 것이라고 했다. 예전처럼 3년 상은 못하지만 돌아가신 어머니 그리운 마음, 죄스러운 마음을 그렇게 라도 표시하고 싶다고 했다.

문무학 회장은 "부모님 살아계실 때 효자인 자식 없고, 부모님 돌아가신 후에 불효자 아닌 자식 없지만 이토록 슬플 줄 몰랐다. 아흔다섯, 천수 누리셨고, 머지않아 떠나실 것이야 짐작하고 있었지만 떠나시고 나니 참 서럽다"고 했다.

장례식 내내 나이든 그가 '헉헉' 소리내며 울던 모습은 문상객들을 슬프게 했다. 어른이 된 남자가 사람들 앞에서 소리내어 우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이다. 자식에게 특별하지 않은 부모는 없다. 그러나 문 회장은 스스로 불효자라는 생각에 더욱 슬프다고 했다.

"어머니는 35세에 혼자 되셨어요. 아들 딸 주렁주렁 껴안고 힘겹게 살아오신 분이지요. 형이 백혈병을 앓았는데 그때 치료비로 300만원 빚을 졌어요. 빚에 짓눌려 지내던 시절, 내가 결혼했는데 신부에게 반지하나 끼워 줄 돈이 없었습니다. 그때 당신 손에 끼고 계시던 누런 금반지를 빼 주시며 결혼준비에 쓰라고 하셨어요."

문 회장은 염치없지만 '곧 다시 돌려드릴 것'이라는 마음으로 반지를 받아 결혼 비용으로 썼다. 그리고 세월이 흘렀고, 다시 해 드리려고 하면 어머니는 '됐다' 하셨다. 비싼 반지가 아니었다. 그래서 '언제라도 해 드릴 수 있다'는 마음이었다. 언제라도 해 드릴 수 있었기에 오히려 차일피일 미루었고 끝내 해 드리지 못했다.

"어머니 염할 때 입이 합죽했어요. 왜 진작 이를 해 드리지 못했는지, 어째서 금반지를 돌려 드리지 못했는지, 생각할수록 기막힙니다. 내 힘으로 할 수 없는 일이 아니라 언제라도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기에 더 쓰라립니다."

문 회장은 "학창시절 '효행상' 받았던 것은 그때도 부끄러웠고 지금도 부끄럽다"고 했다.

조두진기자 earf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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