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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담장 허물기' 12년…아파트 동참으로 재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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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 서구 내당4동 삼익뉴타운 아파트. 올 초 칙칙하고 높은 담장을 없애고 운치있는 소공원으로 꾸몄다. 정우용기자 vin@msnet.co.kr
▲ 대구 서구 내당4동 삼익뉴타운 아파트. 올 초 칙칙하고 높은 담장을 없애고 운치있는 소공원으로 꾸몄다. 정우용기자 vin@msnet.co.kr

"담장을 허무니 마음까지도 환해지는 느낌입니다."

그들만의 성벽을 구축하고 있던 아파트 단지가 열린 공간으로 변신하고 있다. 대구시가 중점 추진중인 '담장허물기' 사업이 오랜 침체를 딛고 아파트 담장 허물기로 재도약하고 있다.

서구 내당4동의 삼익뉴타운(1천766가구)은 지난 1월 담장허물기 공사를 했다. 이제 담장이 없어진 곳을 채운 것은 흐드러지게 핀 철쭉과 나무들이다. 260m에 달하는 담장을 없애면서 생긴 520㎡의 땅에 소공원을 만들었다.

주민 김지혜(26·여)씨는 "푸른 화단이 생기니 마음이 한결 여유로워지는 느낌"이라며 "골칫거리였던 주차난까지 해소하게 돼 더욱 좋다"고 했다. 전에는 주차면수가 부족해 이중주차로 아침에 한바탕 전쟁을 치르곤 했지만, 지금은 담장이 없어진 곳으로 통로를 내 차량이 쉽게 드나든다.

담장허물기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처음에는 일부 주민들의 반대도 있었다. "시끄럽다" "방범 문제가 생긴다" 등등….

김학엽 관리소장은 "건축한 지 25년이나 돼 블록으로 쌓은 담벽 곳곳에 생긴 균열 때문에 붕괴위험이 높았고 마치 교도소 담장과 같은 삭막한 분위기도 자아냈다"며 "처음에는 막대한 비용을 걱정했으나 대구시에서 사업비의 절반에 달하는 5천만원을 지원해 줘 주민 동의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담장을 허문 곳은 이곳뿐만이 아니다. 달서구 월성2동의 월성주공 3단지(1천482가구)도 지난해 담장을 없앴다. 대구시로부터 6천만원을 지원받아 화단과 산책로를 조성했다.

대구시는 "대단위 아파트 단지의 경우 다른 곳보다 녹지를 조성하기가 쉬워 앞으로는 아파트를 중심으로 매년 2, 3군데씩 담장허물기 사업을 벌일 계획"이라며 "올 상반기에는 수성구 지산1단지 아파트의 담장을 허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구시는 지난 3월 한달 동안 올해 담장허물기 희망자를 접수한 결과 지산1단지 아파트와 개별주택 18곳 등 모두 19곳이 신청했다고 밝혔다. 담장허물기 사업 대상자로 선정되면 사업비 일부 지원(가구당 400만원), 담장 쓰레기 무상 처리, 조경 자문 및 무료 설계 지원 등의 인센티브가 제공된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 담장허물기 운동이란?

담장허물기 운동은 '녹색 대구'를 내세운 대구의 대표 브랜드 사업이다. 건물의 담을 없애 도심의 녹지공간을 확보함으로써 이웃 간의 '담'도 허무는 분위기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다.

1996년 서구청에서 처음 시작된 이래 지난해까지 관공서 111곳, 주택·아파트 151곳, 보육·복지·종교시설 68곳, 학교 29곳 등 모두 431곳 21.6㎞의 담장을 허물고 339천㎡의 가로공원을 조성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 운동은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타면서 서울·부산·인천·광주 등 각 지자체들이 벤치마킹을 했으며 2004년 제1회 대한민국 지역혁신박람회에서 '우수사례'로 선정됐다. 2002년에는 고교 교과서(법문사)에도 소개됐다.

이 운동은 문희갑 전 시장 퇴임 후 한때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2, 3년 전부터 재점화돼 점차 진화하고 있다. 아예 건축할 때부터 담장을 없애는 '담장 안하기 운동'과 개별 주택이 아닌 골목길 단위로 주택가 담장을 허물어 조경 및 주차장을 만드는 '그린파킹'(Green Parking)사업이 지난 2006년부터 시작됐다.

대구시와 대구사랑운동시민회의는 "올해는 지난해보다 7천만원을 늘린 2억7천만원의 예산을 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윤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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