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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년 역사속 묻힌 이야기, 창조산업 모티브 손색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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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기업인 A씨가 올해 초 젊은 미국인 사업 파트너의 방문을 받았다. 이 젊은 미국인은 한국, 서울에도 별 관심이 없었고 더구나 대구에 대해서는 그야말로 무덤덤했다. 사업목적만 아니라면 결코 나서지 않았을, 하기 싫은 여행길이라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A씨 입장에서는 난감하기도 하고, 자존심마저 크게 상했다.

"이 난국을 해결할 방법은 없을까?"

점심 때가 되자, 고민 끝에 A씨는 파트너를 60년 전통을 자랑하는 대구 도심의 따로국밥 집으로 안내했다. 당연히 젊은 미국인은 생전 처음 보는 음식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 음식은 따로국밥으로 불리는데, 사랑 박애 나눔의 대구정신이 담긴 음식입니다."

이야기는 이렇게 이어졌다. 전세계에서 도시 전체 인구보다 더 많은 피난민을 수용한 유일한 도시가 대구라는 것. 1950년대 한국전쟁 당시 공산세력에게 국토를 다 빼앗기고 마지막으로 남은 대구가, 더 많은 사람들이 더 쉽게 나눠먹기 위해 만든 음식이 바로 이 따로국밥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이 따로국밥을 나눠 먹으며 힘을 낸 한국인들과 수만명의 젊은 미국인(미군)들이 함께 피를 흘리며 끝까지 지켜낸 도시가 바로 대구라는 말도 덧붙였다.

이야기가 제대로 먹혔는지, 까다롭던(?) 젊은 미국인은 아무 말없이 따로국밥을 다 먹어 치웠다. 그리고 대구에 대해 하나 둘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A씨는 자기가 알고 있는 대구 이야기를 가급적 많이 들려 주었다. 사업 이야기도 술술 잘 풀렸음은 물론이다. 파트너는 떠나면서 "기회가 되면 대구에 꼭 다시 오겠다"는 말을 남겼다.

이 사건 이후로 A씨는 틈틈이 이야기가 있는 도심속 음식점을 찾기 시작했다. 고객 감동은 일류호텔이나 고급 음식점이 아니라, '대구만의 이야기'에서 온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가슴 뭉클하도록 감동적인, 또는 재미있고 매력적인 이야기만큼 강한 힘을 가진 것도 드물다. 그래서 정부와 지자체마다 너도나도 스토리텔링산업을 육성한다고 다투고 있다. 4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대구 도심은 이야기의 보고다. 이런 이야기를 찾아내 창조산업의 모태로 가꾸고 발전시키는 것은 오늘날 우리들의 몫이다.

석민기자

▨ 시민 대다수 "대구 도심, 창의적인 첨단산업 유치 필요"

대구 도심이 쇼핑과 영화·연극·전시 관람 등 문화소비를 넘어, 창의적인 첨단산업의 거점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시민들의 열망은 아주 강했다.(75.2%)

그런데 특이한 것은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창의적인 첨단산업 유치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더 컸다는 점이다.

10대의 67.7%가 '그냥' 첨단산업 유치의 필요성에 동의한 반면 40대는 81.5%, 50대는 85.7%, 60대 이상에선 무려 90.9%가 '대구시는 정책적으로 디지털문화콘텐츠나 광고, 기획, 디자인 등 '창의적인' 첨단산업을 도심으로 유치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시민들은 또 직업이나 거주지에 관계없이 모두가 도심의 이미지 개선과 도시 경쟁력 향상을 위해 첨단산업을 유치하고 육성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매일신문과 리서치코리아가 지난 6월 30일부터 7월 14일까지 대구 도심을 방문한 시민 500명을 대상으로 직접 면접조사)

석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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