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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시-포스코, 국내 最古 현대식 용광로 '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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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 최초의 현대식 용광로라는 역사적 가치를 살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와야 합니다. 제발 돌려주십시오."(강원도 동해시 주민들). "버릴 때는 언제고, 역사관에 유물로 보존하고 있는 것을 돌려달라는 게 말이 됩니까? 유물의 외부반출은 불가능합니다."(포스코).

포항 괴동동 포스코 본사 옆 독신자 숙소로 올라가는 길 중간 호숫가에 구식 용광로(사진) 하나가 서 있다. 문화재청에 근대문화재 217호로 등록돼 있는 이 용광로는 남한 최초의 제철소였던 삼화제철소(강원도 동해시)에 있던 것으로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현대식 용광로라는 역사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그런데 최근 삼화제철소가 있던 동해시 일부 주민들이 당시 철광석을 채굴하던 광구(鑛口)를 관광상품으로 개발하면서 "채굴지의 역사적 의미를 보증 및 부여하기 위해서는 당시 사용했던 용광로를 그곳에 갖다 놓아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보관자인 포스코에 반환기증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삼화제철소는 1943년 동해시 북삼동에서 문을 열어 가동하다 1971년 채산성 악화로 가동이 중단됐고, 1993년 제철소터에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역사를 마감했다. 이 과정에서 모두 8기의 용광로 가운데 포항 포스코 본사 역사관 앞에 와 있는 1기(높이 25m, 직경 3m)를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고철로 팔려 재활용되는 바람에 흔적조차 없어졌다.

포스코 관계자는 "1991년 마지막 1기가 포항까지 오게 된 것은 '고철로 매각한다'는 소문을 들은 포스코 측이 용광로의 역사성을 인정해 소유권자인 아파트 업체 측과 협의해 매입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금도 하루에 수천명씩 몰려드는 제철소 방문객들의 필수 견학코스 안에 최초 용광로 탐방을 넣어두고 있을 정도로 가치를 인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포스코의 다른 관계자도 "역사관 보관 유물은 '반환'이나 '기증'같은 단어를 사용해 움직일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며 반환불가 방침을 분명히 했다.

이 같은 입장에도 불구하고 반환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김진엽(60) 동해시의원은 "원래 있던 자리에서 역사성을 대변하는 것이 순리이기에 포스코 측이 넓게 생각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동해시 측 인사들은 또 "필요하다면 문화계 인사 등 시민 대표들이 포항 포스코 본사를 방문해 정중하게 인도(기증)를 요청할 것"이라며 반환운동을 확산시킬 방침을 밝혔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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