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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옥관의 시와 함께] 새벽 등산길에서/황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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칡넝쿨과 등넝쿨이

서로 엉겨 뒹구는 걸 본다

나는 그 누구와 단 한번이라도

저토록 껴안아 본 적이 있는가

바람을 안고 위를 향해 올라가는

저 눈물겨운 모습 앞에서

비로소 아름답다 말하리라

서로의 몸이 길이 되고

길을 만들며 나아가는 저 뜨거운 넝쿨도

어둠에 발이 걸려 수십 번 넘어졌을 것이다

넘어질 때마다 길 하나 새로 생겼을 것이다

새벽을 달리면서 어둠 툭툭 털고 나면

케케묵은 나의 관념들이 방뇨한다

곧은 줄기가 햇빛을 더욱 많이 받는다는 걸

새벽 등산길은 내게 넌지시 일러준다

아, 내 몸에 철철 수액이 흐른다

葛藤(갈등)이란 말이 여기에서 나왔다지요. 칡과 등나무가 엉겨 붙어 싸움을 하면 어느 한쪽이 죽어야 비로소 끝이 난다고 해요. 어릴 땐 처첩이 머리끄덩이 잡고 싸우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지요. 첩 둔 남자의 그것은 개도 먹지 않는다는 말도 예전에 심심찮게 들었어요. 얼마나 애가 탔으면, 그리고 그 탄 애를 통과한 그것이 얼마나 지독했으면 개도 먹지 않았을까요.

그러니 칡과 등나무가 서로 뜨겁게 엉겨 뒹구는 장면에 던진 부러움의 시선을 거둬야 하겠어요. 하긴 걱정할 필요가 없겠네요. 곧은 줄기가 햇빛을 더 많이 받는다는 걸 이미 깨닫고 있으니. 공기 맑은 새벽 등산길이어서 그런 반듯한 생각이 들었겠지요. 하지만 하산길에도 과연 그럴 수 있을까요. 그럴 수만 있다면 그 사람이야말로 達士(달사)! 평범한 우리는 어둠에 발이 걸리는 갈등 속에서 살아갑니다. 넘어질 때마다 새 길을 하나씩 만들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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