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강 레슬링부의 명맥은 내가 잇는다.'
경북공고(교장 여정동) 레슬링부는 지난 12월 열린 제2회 전국레슬링종합선수권대회에서 금 3, 은 2, 동메달 5개를 따내고 고등부 자유형 단체전에서 종합 2위에 올라 강호의 면모를 재확인했다. 새 학기가 시작되면 2학년이 되는 김지연은 올해 경북공고 레슬링부를 이끌 핵심 선수다.
지연이는 지난해 10월 전국체전에 그레코로만형 85㎏급으로 출전, 은메달을 따냈다. 자유형 91㎏급이 주종목인 데다 출전 선수 16명 가운데 1학년은 지연이 뿐이었음에도 2위에 오른 것은 대단한 성과. 그만큼 기량이 뛰어나다는 의미다. 비슷한 시기에 열린 대통령배 레슬링대회에서도 주종목으로 출전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당시 3학년이던 박기찬(경북 오천고)선수와 붙었는데 아깝게 졌어요. 1회전에는 4대4로 팽팽했는데 2회전에서 0대1이 되는 바람에 패했습니다. 저보다 두 살이나 위지만 예전에 맞섰을 때와 달리 해볼만하다고 느꼈는데…. 아쉬움이 커요."
요즘 지연이에게는 일요일이 없다. 겨울 방학 때 체력과 기술을 다져놓지 않으면 한 해를 제대로 버텨내기 어려운 탓에 일요일에도 쉬지 않고 매일 6시간씩 동료들과 매트 위를 뒹군다. 특히 산을 타고 오래 달리는 등 체력 훈련이 힘겹지만 기술이 늘고 무르익어가는 재미 때문에 매트 위를 떠나지 못한다.
지연이는 경북공고의 이웃인 경구중 1학년 말 레슬링을 시작했다. 평소 다부진 체격 조건을 눈여겨본 경구중 레슬링부의 박동건 감독은 우연히 학교에 들른 지연이의 아버지를 만나게 되자 입부를 권유했고 며칠간 끈질긴 설득 끝에 승낙을 받아냈다. 경북공고 황상호 감독의 은사이기도 한 박 감독은 "중량급치곤 유연성이 뛰어나다. 무엇보다 성실한 것이 지연이의 최고 장점"이라고 밝혔다.
체급 경기의 가장 큰 어려움은 감량의 고통을 이겨내야 한다는 점. 하지만 지연이의 평소 몸무게는 체급 한계 체중과 3㎏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아 다른 선수들보다 유리하다. 유연성에 비해 다소 떨어지는 순발력만 강화한다면 올해 목표인 전국체전 우승 등 최소 3개 대회에서 정상에 오를만하다는 것이 박 감독의 예상이다.
현재 부산에서 벌어지고 있는 국가대표 상비군 훈련에 참가 중인 친구 이승봉(자유형 58㎏급) 등 동기생 6명은 올해 경북공고 레슬링부의 주축들이다. 그 중 정면 태클과 한다리 태클을 특기로 하는 지연이는 중량급을 대표하는 강자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대학 진학 후 태극마크를 달고 싶다"는 지연이의 꿈이 훨씬 빨리 이뤄질지도 모른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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