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독도 생태계 보전책 너무 무르지 않나

독도 생태계에의 외부 동식물 유입 상황이 심각하다. 대구지방환경청이 작년 조사에서 다시 한번 확인한 바다. 총 51종의 식물 중에서는 무려 27종이 지난 한 해 사이 새로 유입된 것으로 판단됐다. 곤충 71종 중에서도 21종이 그랬다. 흰등멸구'풀색노린재 등이 예다. 5만7천여 평의 독도 땅 생태가 변해간다는 얘기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고유 생태계의 교란이다. 외부 식물이 우월한 생명력을 앞세워 기존 식물들의 터전을 잠식해 들어간다면 여파는 클 수밖에 없다. 육지에서 경쟁력을 향상시킨 이질적 곤충들이 헤집고 다녀서는 지표는 물론 독도 땅속의 생태환경까지 달라질지도 모른다. 낯선 동식물들이 그 땅에 없던 병을 옮겨 들인다면 그 파괴력은 더 심각할 수도 있다. 세계 각국이 국제관문에서 동식물 검역에 열중하는 것은 바로 이런 피해 때문이다. 1990년대 경상북도가 오랜 기간 온갖 노력을 기울였는데도 미국이 이쪽 사과 수입을 그다지 고집스레 틀어막으며 내세웠던 이유도 마찬가지였다.

독도의 개방 폭이 확대되고 찾는 이가 급증하는 데도 생태적 측면의 대책은 강화되지 않아 빚어진 결과다. 알'애벌레'번데기'성충 등등의 형태로 곤충이 붙어 들어갈 게 불 보듯 한데도 독도 나무심기 운동까지 벌어졌던 것이다. 그렇게 들여놓은 다음에 대처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는, 2년 전에 제거작업을 했던 유입 식물들이 오히려 더 넓게 퍼진 것으로 확인한 이번 조사가 증명하고 있다.

환경부가 유입종 영향을 앞으로 5년여간 모니터링한 뒤 대책을 검토하기로 했다. 비전문가가 보기엔 너무 느긋한 것 아닌가 싶다. 추가 유입 방지책은 더 재빠르게 세워야 할 듯하다. 독도는 가장 독도다울 때 세계적일 수 있음을 또한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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