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건강 핫이슈]먹는 피임약은 안전한가, 위험한가?

연초부터 때 아닌 피임약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대한의사협회가 최근 보도 자료를 통해 먹는 피임약의 부작용을 경고한데 대해 제약업계와 전문의 단체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는 것.

의협에 따르면 의사 처방 없이 약국에서 일반 의약품으로 마음대로 구입할 수 있는 경구용 피임약(먹는 피임약)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태아위험도 5단계(A·B·C·D·X) 가운데 가장 위험한 등급인 X등급에 해당하며 뇌졸중·정맥혈전증·폐색전증·고혈압·심근경색·혈액응고 장애 등 치명적 부작용뿐 아니라 유방암·자궁경부암까지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모든 피임약은 반드시 의사 처방을 필요로 하는 전문 의약품으로 묶어야 하며 안전성이 완전히 확인된 제품에 한해 일반약으로 전환하는 네거티브제도를 도입해야한다는 게 의협의 주장이다.

하지만 제약업계의 입장은 다르다. 전문의의 조언을 받고 피임약을 복용해야 한다는 의협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안전성 발표 내용만큼은 지나치게 과장됐다는 것. 실제 산부인과 전문의로 구성된 한 연구단체는 평소 피임약의 안전성을 강조해 온 바 있다. 이 단체 홈페이지에는 "피임약은 임신능력이나 기형발생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피임약은 오히려 난소암과 자궁내막암의 위험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는 글이 올라와 있다.

의협과 제약업계와 상반된 입장 가운데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주긴 힘들지만 이 같은 논란은 또 다른 걱정거리를 낳고 있다. 안전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른 이상 안 그래도 저조한 피임약 사용률이 더 낮아져 원치 않는 임신과 낙태가 증가할 것이란 우려가 그것이다.

이상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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