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못말리는 바람둥이, 손가락 길이로 안다

케임브리지대학의 존 코츠 교수의 연구팀은 지난주 '약지(네 번째 손가락)의 길이가 검지(두 번째 손가락)보다 긴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서 평균 10배나 더 많은 수익을 거뒀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런던 주식거래소의 트레이더 44명의 오른손 사진을 촬영해 손가락 길이와 투자수익률의 상관관계를 조사한 결과, 이들은 직업도 더 오래 유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나름대로 논리는 있다. 이보다 앞선 연구에서 태아가 산모의 자궁에서 남성 호르몬의 일종인 테스토스테론에 얼마나 노출됐는지에 따라 손가락 길이에 차이가 생긴다는 것이 밝혀졌기 때문. 테스토스테론이 자신감과 용기, 위험 감수성향을 나타내게 하니 이를 바탕으로 수익률을 높일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서 '약지가 검지보다 길면 바람둥이'라는 말도 있다. 남성 호르몬과 연관지어 생각하면 머리가 끄덕여지기도 한다. 마찬가지로 '가운데 손가락이 길면 테스토스테론 생성이 활발해 정자 생산 속도나 양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빠르거나 많다'라는 말도 있다. 묘하게도 과학적으로 들어맞는 이야기들이다. 발가락 형태의 차이도 살펴보면 재미있는 결과가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아직 이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 결과는 없지만 발가락 형태가 얼마나 다른가에 대한 통계 결과는 나와있다. 엄지발가락이 둘째 발가락보다 긴 발을 '이집트형'이라고 부르고, 이와 반대되는 발을 '그리스형'이라고 부른다. 양쪽 발가락의 길이가 같은 경우는 '스퀘어형'이다. 통상 이집트형이 그리스형 및 스퀘어형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인의 경우, 이 같은 비율은 60대 7대 33 정도다. 참고로 '둘째 발가락이 엄지발가락보다 길면 부모가 단명한다'는 속설도 있지만 아직 이에 대한 연구 결과는 없다.

조문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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