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포 여대생 살해범 강호순이 이미 드러난 2명 외에 5명을 더 살해했다고 자백했다. 경기 서남부 지역에서 2006년 12월부터 2007년 사이 실종된 부녀자 5명도 모두 살해했다고 자백한 것이다. 강의 범행은 20세의 여대생에서 52세의 주부에 이르기까지 연령대를 가리지 않았고 걸리는대로 살인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그럼에도 강은 여전히 베일속에 가려진 인물이다. 경찰이 범인의 얼굴을 알아볼 수 없도록 여전히 모자를 씌우고 두툼한 외투로 얼굴을 가렸기 때문이다. 일부 요구로 마스크를 벗기긴 했으나 얼굴을 알아볼 수 없도록 한 것은 마찬가지다. 시민 20명을 엽기적으로 살해한 유영철 사건이나 6명이 희생됐던 서울 논현동 고시원 방화사건 때도 그랬다. 범인들은 한결같이 모자와 마스크를 쓰고 등장했다.
경찰이 이미 범행을 자백하고 물증까지 확보한 피의자에 대해 얼굴을 가려주는 것은 흉악범에 대한 국민들의 법감정에 어긋난다. 경찰이 공개수배할 때는 얼굴 등 신상 정보를 상세히 공개하면서 막상 범인을 검거하고 나면 얼굴을 가리는 것도 모순이다. 재벌 총수나 뇌물을 받은 공직자들을 소환할 때는 신원을 공개하고서도 반인륜적 범죄를 저지른 흉악범에 대해서는 초상권을 보호해주는 것도 법적 형평성에 어긋난다.
이웃 일본만 하더라도 어린이 납치 살해용의자의 얼굴을 그대로 공개한다. 얼굴에 모자를 씌우지도 않고 마스크도 없다. 미국경찰도 범인임이 확실할 경우 피의자의 얼굴과 신원을 공개한다.방송사들은 흉악범의 수갑찬 손에 모자이크 처리를 하지 않는다.
흉악범의 얼굴 등 신상을 공개하는 것은 결코 국민들의 호기심을 채우기 위한 것이 아니다. 흉악범의 얼굴이 공개되면 여죄를 제보받을 수도 있고 출소했을 때 범죄예방 효과도 있다. 흉악범죄를 저질렀음에도 세상 사람들이 그 얼굴, 그 이름을 모른다면 범죄심리를 부추길 우려도 크다.
경찰은 하루빨리 살인이나 강도 어린이대상 범죄자의 신원을 공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반인륜적 범죄를 저지른 흉악범들이 언제까지 인권이라는 허울아래 숨을 수 있도록 내버려 둘 것인가.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
李대통령, 남아공 대통령·호주 총리와 정상회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