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독자 재무진단] 예금은 불만 주식은 불안…돈 어디에 넣을까

Q. 주식시장이 잘 나갈 것 같다가도 주저앉고, 쳐다보지 않으면 또 올라가고. 요즘 투자자들은 애가 탑니다. 은행 이자율이 워낙 낮으니 예금으로 가기도 힘이 든 상황입니다.

다음달 만기가 된 정기예금을 타는 이학수(가명·43·의사)씨. 그도 돈 굴릴 방법을 몰라 안절부절못하고 있습니다. 펀드 손실을 안고 있는 이씨는 펀드로도 가지 못하고, 다시 예금으로도 가지 못하는 '어정쩡한' 상황이라고 합니다. 계명대 재무상담클리닉센터·삼성증권과 함께 이씨의 고민 보따리를 풀어봤습니다.

◆펀드, 단기성과에 울고 웃지 마라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주식시장의 침체가 상당기간 지속되면서 펀드 투자자들의 고민도 많다. 이씨도 지난해 상반기에 처음 펀드투자를 시작했다.

그러나 국내 주식형펀드에 4천만원을 넣었다가 현재 수익률이 -25%를 기록, 1천만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중국펀드는 4천만원을 넣어 -36%로 1천440만원이나 손실을 봤다. 이씨는 펀드의 손실만 생각하면 속이 쓰리다.

그렇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주식형펀드는 단기적인 성과로 투자의 성패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 어차피 이씨의 투자자금은 당장 사용해야 할 돈이 아니라 묻어놓을 수 있는 돈이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느긋하게 기다릴 것을 권한다.

간혹 펀드투자자들 중에는 코스피지수가 1,700이나 1,600일 때 환매를 하지 못한 것을 후회하는 경우가 많다. 이른바 전문가라는 금융회사 직원을 원망할 때도 많다.

하지만 아무리 뛰어난 전문가라도 단기적인 변동성을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5년 이상 장기투자를 권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문제는 지금의 금융위기가 얼마나 빨리 회복되느냐가 관건이지만,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시간이 지나면 해결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주식형펀드의 투자관리는 단기적인 시장을 예측해 환매와 재투자를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자산배분전략 차원에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너무 보수적인 금융자산 포트폴리오

이씨의 고민은 주식시장의 침체만이 아니다. 조만간 만기가 돌아오는 정기예금 1억원을 계속 정기예금으로 굴리자니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가 3.5%에 불과하고, 주식형펀드로 굴리자니 기존의 펀드도 손실이 난 마당에 추가로 투자하는 것도 쉽지 않은 결정이다.

그런데 효과적인 자산관리를 하기 위해서는 개별 상품을 살펴보기 전에 전체적인 자산배분전략을 짜는 것이 중요하다. 이씨도 자신의 상황을 고려, 어느 정도의 기대수익률을 목표로 정할지와 어느 정도의 위험을 안을지를 감안해 자산배분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씨는 적어도 7, 8%의 수익률을 올리고 싶어한다. 그러나 이씨의 현재 금융자산 포트폴리오는 기대수익률이 5%(정기예금 3.5%, 주식형펀드 10% 가정)에 불과해 이씨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을 극복하기도 어렵다. 한마디로 너무 보수적 포트폴리오다.

이씨가 위험을 고려하면서 7.5%의 기대수익률(정기예금 3.5%, 채권형펀드 6%, 주식형펀드 10% 가정)을 올리자면 정기예금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채권형펀드와 주식형펀드 비중을 늘려야 한다. 자산배분전략이 수립되면 정기예금 만기가 돌아올 때마다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면 된다. 최근 주식시장의 침체는 장기적인 시각으로 본다면 좋은 기회일 수도 있다. 다만, 포트폴리오 분산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또 원자재펀드도 일부 투자하면 포트폴리오 분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재무목표에 따라 저축 계획을 짜는 것이 좋다

이씨는 매월 수입에서 지출을 뺀 뒤 남는 돈은 CMA에 모아 두었다가 어느 정도 모이면 그때그때 적당한 금융상품을 선택했다. 그러나 저축도 자신의 재무목표를 먼저 설정한 뒤 목표에 맞는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돈을 모으기도 좋고 장기적으로 효과적인 수익률을 올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우선 종신보험부터 가입할 것을 권한다. 보장성보험을 가입할 때는 통상 본인 수입의 7, 8% 정도를 보험료로 지출하는 것이 적당하고, 사망보험금의 크기는 3년에서 5년 정도의 연봉을 기준으로 삼는 것이 적당하다. 만약의 재무적인 위험에 대비한 것이다.

그리고 난 다음 저축 계획을 짜면 된다. 2년 뒤 차량구입을 위해 150만원씩 정기적금에 저축을 하고, 중기적인 목돈 마련을 위해 적립식펀드에 100만원을, 노후준비를 위한 변액연금보험에 100만원을 저축하면 된다.

특히 퇴직금이 없는 이씨는 노후준비에 각별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최근 국내 한 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장수리스크(오래 사는 위험) 문제는 세계 최고령 국가인 일본보다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빠른 고령화 속도와 저금리 때문이다.

이씨가 지금 변액연금보험에 100만원을 저축하는 것만으로는 이씨의 라이프 스타일을 고려할 때 많이 부족할 것이다. 따라서 차량구입목적으로 넣는 정기적금이 끝나면 은퇴설계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다시 한번 노후필요자금을 분석해보고 부족한 부분은 추가로 준비할 것을 권한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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