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서상기-이명규 '신경전'…배경엔 차기 대구시장?

한나라당 서상기 의원(대구 북을)과 이명규 의원(대구 북갑)은 평소 절친한 사이다. 지역구를 이웃하고 있는데다 지역 예산 따내기에도 열정을 보여 '닮은 꼴'이란 얘기를 듣는다.

그러나 최근 두 의원 사이에 미묘한 긴장 관계가 조성되고 있다. 대구시당위원장을 맡고 있는 서 의원이 연임 의지를 강하게 피력하고 다니자 이 의원이 '다음 순서는 나'라며 연임 불가 입장으로 맞서고 있다.

두 의원 모두 재선이지만 지난해 대구시당위원장 선임에 앞서 지역 의원들 사이에서 '연장자 순으로 하자'는 의견에 따라 서 의원이 시당위원장을 맡았다. 나이로 따지면 다음은 이 의원 차례다.

오는 6월로 1년 임기가 다가오자 이 의원은 최근 지난해 약속을 상기시키면서 "다음은 내가 맡아야 하는 것 아니냐"며 다른 의원들의 동의를 구하고 있다. 그는 "입당파들이 오시기 전에 이뤄진 일이라 양해를 구해야 한다"며 "꼭 하고 싶은 당직이라기보다 순번이 되었기 때문에 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 의원은 "시당위원장을 1년만 하라는 법이 어디 있느냐"며 1년 더 시당위원장 직을 맡고 싶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그는 "과반수 이상 지역 의원의 동의를 얻었다"며 물러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시당위원장 자리를 둘러싸고 두 의원이 신경전을 벌이는 이유는 차기 대구시장 선거 때문이라는 관측이다. 두 의원 모두 대구시장 선거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당헌당규상 시당위원장이 시장 후보 경선에 출마하더라도 아무런 제약이 없기 때문에 차기 시당위원장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된다. 두 의원은 아직까지 내년 시장 선거 출마 여부에 대한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시당위원장은 또 내년 지방선거 공천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매력도 작용하고 있다.

이한구 의원(대구 수성갑)은 "시장 출마를 막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시당위원장을 맡으면 다음 시장 후보 경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정치적 약속을 해야 공정한 게임이 될 수 있다"는 중재안을 내놓았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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