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을 보여주는 거울'이란 의미의 '내시경'이 진단 의료장비를 넘어 우수한 수술기구로 진화하고 있다. 내시경을 위, 대장 등 각종 질병을 검사할 때 사용되는 소극적인 의미의 검사장비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 내시경의 활용도와 가치는 그 이상이다. 실제 관절내시경수술을 비롯해 경질, 위암, 종아리 등에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내시경수술이 외과 분야에서 각광받고 있는 이유는 절개술 등 기존 수술에 비해 수술 상처를 최소화하면서 회복시간도 크게 단축할 수 있는 장점 때문이다. 수술실의 주연으로 우뚝 선 내시경, 어떻게 활용되고 있을까.
◆관절내시경수술
내시경을 활용한 관절내시경수술은 지름 5㎜의 초소형 카메라를 관절 내부에 넣은 뒤 관절 속 손상을 모니터를 통해 직접 보면서 치료하는 수술법이다. 주로 오십견, 무릎 전방십자인대 손상, 연골연화증, 퇴행성관절염 등 인공관절수술을 하기 전 단계의 관절 질환을 치료하는 데 사용된다. 관절내시경수술의 장점은 수술 및 회복 시간이 빠르고 절개 부위가 1㎝ 정도에 불과해 수술 상처도 적다는 것이다. 강서제일병원 송상호 원장은 "내시경을 통해 직접 관절 속을 보면서 진단하고 바로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이 관절 내시경수술의 최대 장점"이라며 "빠른 시술 및 회복은 물론 직접 눈으로 보기 때문에 MRI(자기공명영상촬영)로도 발견하지 못한 손상을 찾아 치료할 수 있다"고 했다.
◆경질내시경수술
경질내시경수술은 여성의 질을 통해 지름 5㎜ 크기의 내시경을 넣은 뒤 난소 종양과 자궁근종 등 산부인과 질환들을 치료하는 수술법이다. 특히 경질내시경수술의 경우 수술 부위가 작아 국소 마취로 수술할 수 있고 뱃속에 가스를 넣지 않기 때문에 감염 위험도 적다. 보통 수술 후 하루 정도만 입원하면 돼 일상생활 복귀가 빠른 것도 장점이다. 그러나 비교적 최신 수술기법이어서 국내에서 경질내시경수술이 가능한 병원이 아직 많지 않다.
◆위암내시경수술
위암내시경수술(내시경 절개 점막하 박리술)은 내시경을 식도를 통해 위에 넣은 뒤 내시경에 달린 전기 수술 나이프로 위벽에 있는 암덩어리를 제거하는 수술법이다. 기존 외과 수술과 달리 위를 절제하지 않고 전신마취 없이 시술이 가능해 수술 후 합병증 가능성과 입원 기간을 최소화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주로 0~1기인 조기 위암 환자가 대상이다. 이 수술에 사용되는 내시경은 특수 내시경인 초음파 내시경으로, 위 점막만 볼 수 있는 '일반 내시경'과는 달리 점막하층과 근육층, 림프절이나 주변 장기까지 볼 수 있어 정밀 진단이 가능하다.
◆종아리내시경수술
내시경수술은 질병 치료뿐 아니라 성형 분야에서도 사용된다. 이른바 '종아리 알'로 불리는 종아리 근육을 제거해 매끈하게 만드는 '종아리내시경수술'도 이 중 하나다. 이는 무릎 관절 뒤쪽 주름진 곳에 2.5∼3㎝ 정도를 절개해 내시경을 넣어 종아리 근육을 필요량만큼 제거, 축소하는 시술이다. 이 역시 다른 내시경수술과 마찬가지로 수술 시간과 회복 시간이 짧은 것이 장점이고 수술 효과도 반영구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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