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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인터넷 통해 세상과 소통 꿈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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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12월 16대 대통령 선거에서 노무현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자 외신들은 "인터넷이 만든 세계 최초 대통령"이라는 수식어를 달았다. 한·일월드컵과 이어지며 인터넷이 보수 언론의 영향력을 추월하는 한국의 역동성이 그들에겐 무척 드라마틱하게 여겨졌던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은 취임 이후에도 인터넷에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

청와대는 언론을 통해 국민에게 뜻을 전하는 게 상례였으나 보수 언론이 대통령의 뜻을 국민들에게 제대로 전달하지 않는다는 불만(?)을 갖고 있었던 참여정부는 인터넷을 통한 직접 소통을 시도한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은 수차례 '국민에게 드리는 글', '당원동지에게 드리는 글' 등 '편지'를 썼다. 탄핵 때도 그랬고 선거 등 주요 정치 일정 뒤에 자주 소회를 밝혔다.

탄핵 때 인터넷이 보인 힘은 노 전 대통령의 인터넷 사랑을 더 깊게 만든 것인지도 모른다. 방송과 인터넷이 만든 탄핵 반대 운동이 결국 17대 총선 과반 달성이란 '성공'을 만들어 냈다.

노 전 대통령 측근 인사들에 따르면 그는 인터넷 중독증에 걸린 수준이었다. 참여정부가 개발한 전자 결재 시스템인 '이지원'에 남아 있는 노 전 대통령의 흔적을 보면 오전 2, 3시에 결재하고, 오전 5시에 댓글을 단 문서가 허다하다 한다. 대통령 집무실에 혼자 있을 때면 늘 인터넷을 벗으로 삼았다는 얘기다.

노 전 대통령의 인터넷 사랑은 봉하마을로 내려간 뒤에도 계속됐다. '노무현 사람사는 세상' 사이트도 그래서 만들어졌다. 한적한 시골마을인 봉하에서 서울과 세계로 소통하는 방법을 인터넷에서 찾은 것이다. 그 때문에 그가 인터넷 대통령을 꿈꾼다는 소문도 흘러나왔다.

인터넷을 사랑한 전직 대통령을 인터넷이 죽음으로 내몬 것 아니냐는 일각의 관측도 있다. '박연차 수사' 이후 쏟아지는 비난 댓글이 부엉이 우는 소리가 구슬픈 적막한 공간에서 또렷한 의식으로 새벽을 하얗게 밝히는 전직 대통령의 가슴 속을 후벼 팠을 것이란 추측이다. 특히 '노사모'나 그를 지지했던 사람들이 돈 받은 대통령 일가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며 쏟아놓는 비난이 더욱 아팠을 것이란 게 지인들의 생각이다.

최재왕기자 jw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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