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운문댐 급수 수도관 16년만에 때 벗긴다

가문때 극미량 망간 검출따라 전면 세척

"장마철인데 웬 단수?"

14일 오후 10시부터 15일 오전 6시까지 대구 동구 방촌동, 안심 1~4동 일부 지역에는 수돗물이 나오지 않았다. 9일 저녁과 다음날 새벽에도 동구와 수성구 일부 지역의 수돗물 공급이 끊겼다. 가뭄에 댐이 말랐을 때도 끊기지 않던 수돗물이 장마철에 끊긴 이유는 뭘까?

대구상수도사업본부가 정수장에서 만든 수돗물을 가정으로 보내는 수도관에 낀 물때를 벗기는 세척 작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가을부터 계속된 가뭄으로 수성구와 동구지역에 수돗물을 공급하던 운문댐 수량이 줄어들면서 댐 바닥에 가라앉아 있던 원수에서 미네랄 성분인 망간이 검출된 데 따른 것. 상수도사업본부는 이참에 고산정수장(운문댐) 급수구역 전체 수도관 세척에 나선 것이다. 세척 구간은 20.8km로, 전 구간에 걸친 세척은 1993년 수도관 매설 이후 처음이다.

상수도본부가 수도관 물때 벗기기에 처음 나선 것은 단수 피해 가구가 비교적 적다는 판단도 한몫 했다. 가뭄으로 지난 5월부터 운문댐 생산량을 하루 17만4천t에서 9만4천t으로 줄여 급수 가구가 29만가구에서 15만9천가구로 크게 줄어든 것. 현재 운문댐 물을 정수한 수돗물은 동구와 수성구의 14개 동으로 공급되고 있다.

운문댐 원수에서는 지난 6일 0.088mg/ℓ의 망간이 검출됐는데, 먹는 물 수질기준 0.3mg/ℓ 이하였다. 권대용 대구상수도사업본부장은 "운문댐 원수에서 극미량의 망간이 검출됐지만 정수과정에서는 모두 사라졌다"며 " 미처 걸러지지 않은 망간이 염소와 결합할 경우 인체에는 무해하지만 시민들에게 불안감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세척작업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상수도본부가 수도관을 설치한 지 16년 만에 처음으로 수도관을 씻는 데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지금까지 수도관은 일체 세척하지 않고 낡거나 새면 교체해왔는데 갑자기 세척하겠다고 나선 이유가 뭐냐는 것. 이에 대해 상수도본부 관계자는 "불필요한 오해를 살 것 같아 여러 측면을 검토했는데 맑은 물 공급을 위해 앞으로 다른 지역 수도관도 수시로 세척하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며 "올해 운문댐 급수구역에 대한 수도관 세척을 실시하고 내년에는 낙동강 급수구역에 대한 세척에 나설 계획"이라고 했다.

한편 상수도사업본부는 16일 오후 10시부터 17일 오전 6시까지 동구용계삼거리~아양교 구간 세척에 따라 동구 해안동과 방촌·동촌동 일부 지역, 22일 오후 11시부터 23일 오전 6시에는 지저동· 불로봉무동·도평동과 동촌동 일부 지역이 단수가 된다고 밝혔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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