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 공직자 국회 인사청문회가 14일 민일영 대법관 후보자를 시작으로 21, 22일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까지 열린다.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계속된 후보자에 대한 흠집 내기(?)는 끝 간 데 없다. 이번 인사청문회의 최대 초점은 정 후보자가 아닐까 싶다. 몇 차례나 국무총리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고, 서울대 총장을 역임한 정 후보자에 대해 야당은 후보자 본인의 병역 면제, 서울대 교수 재직 때의 기업체 고문 겸직, 논문 중복 게재를 소재로 이미 공격을 퍼붓기 시작했다. 이에 정 후보자도 적극적인 해명으로 대응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틀간의 인사청문회가 어떻게 펼쳐질지 주목된다. 이번 역시 고위 공직자 인사청문회 때마다 등장하는 단골 메뉴인 '위장 전입'으로 후보자 대다수가 구설에 올랐다.
'구설수'(口舌數)는 시비하거나 헐뜯는 말을 듣게 될 운수를 말한다. "구설수가 있다." 또는 "구설수가 끼었다."로 쓰인다. '구설'(口舌)은 남들의 입에 좋지 않게 오르내리는 것을 말하며 "말과 행동을 극히 조심함으로써 구설에 오르내리지 않는 것이 신뢰를 회복하는 길이다."로 활용한다. '數'는 운수와 신수를 뜻하므로 "구설수에 올랐다."란 표현은 적절치 않다.
구설수와 달리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외골수'가 있다. 한 가지에만 파고드는 사람을 이르는 말로 '외'란 우리말에 '골수'(骨髓)란 한자말의 결합으로 "그는 외골수 학자이다."로 쓰며 '외곬수'는 잘못된 것이다. 이는 한 곳으로만 트인 길이나 단 한 가지 방법이나 일을 뜻하는 '외곬'이란 단어를 생각한 듯하다.
많은 사람이 살아가면서 삶의 무게에 힘겨워하고 있다. 그러나 삶을 무겁게 받아들여 늘 하소연하고 불평만 하다 보면 삶은 더 무거워진다. 기쁘게 받아들이다 보면 삶의 무게가 가벼워진다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솝우화에 '잔꾀 부리는 나귀' 이야기가 나온다. 소금을 싣고 가던 나귀가 한번은 개울에서 넘어진다. 그런데 일어나 보니 짐이 가벼워진 게 아닌가. 그러자 나귀는 다음부터 개울만 보면 일부러 미끄러져 넘어져 버린다. 이에 화가 난 주인은 나귀를 골탕먹이려고 솜뭉치를 싣고 떠나지만 이를 알지 못한 나귀는 또 개울을 만나 넘어진다. 하지만 이번에는 나귀가 짐이 무거워져 일어나는 것도, 걷는 것도 힘들어한다는 이야기다.
잔꾀를 부리며 머리를 굴리는 자는 모래 위에 집을 짓는 것과 같다. 반면 정면으로 부딪치며 정직하게 사는 사람은 반석 위에 집을 짓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아무리 재주를 부려도 하늘의 '수'는 따라갈 수 없다. 앞서 나귀가 아무리 잔꾀를 부려도 주인의 눈에 금방 드러나는 것과 다름 아니다.
온갖 구설이 난무하는 인사청문회는 이제 진절머리가 난다. 평범한 국민도 그러면 안 되지만 현재의 지도층도, 미래의 지도층이 될 사람도 한 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잔꾀를 그만 부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교정부장 sbh12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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