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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재의 女談] 명절, 일주일만 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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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딱 일주일만 죽고싶다?

주방에다 소리치네, 물떠달라 지랄떠네/ 속으로만 꿍얼대네, 같이 앉아 놀고싶네/ 다시한번 가부좌네, 음식할게 태산이네/… 명절되면 죽고싶네, 일주일만 죽고싶네/ 이십년을 이짓했네, 사십년은 더남았네/

인터넷에 떠다니는 작자 미상의 며느리 타령이다. 명절 며느리의 심정을 구구절절 읊어 놓았는데 묘사가 절묘하다. '스트레스가 싹 가신다'는 댓글이 줄줄이 달려있는 것을 보니 명절 쇠기는 세상 며느리들에게 힘들고 부담스러운 일인 모양이다.

특히 경상도 며느리의 명절맞이는 더 힘들어 보인다. 일은 죽어라 하고 수고했다는 소리 한번 듣기 어렵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남편의 무심함도 있지만 마음을 그대로 얼굴에 드러내는 습관도 한몫한다. 경상도 며느리들은 시댁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힘들다'는 표정을 숨기지 않는다. 그리고는 말도 없이 마치 성난 사람처럼 일을 시작한다. 어차피 하는 일 웃으며 하면 너도나도 수고했다고 칭찬하련만 경상도 며느리들은 그게 잘 안 된다. 물론 모두가 다 그렇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경상도 남편의 권위적이고 무뚝뚝한 기질은 아내를 더욱더 힘들게한다. 아예 기름을 붓는 꼴이다.

남자들은 남자들 나름으로 명절에 대해 할 말이 많다. 어디를 봐도 마음 편한 곳이 없다고 하소연이다. 부엌에 가면 아내의 입이 한 뼘쯤 나와 있고, 방에 가면 어른들은 마뜩잖은 표정이고 , 마루에 가면 형제들의 불만이 가득하니 사방이 답답하다는 것이다. 부엌일만 힘든 것이 아니란다.

명절 스트레스다. 스트레스라면 무조건 피하고 보는 것이 상책이지만 명절 스트레스는 그것도 어렵다. 그렇다면 즐기는 방법밖에 없다. 결코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어차피 해야 할 일이라면 화끈하게 서비스하겠다는 마음으로 대하면 어떨까. 이왕 하는 부엌일이면 방실방실 웃으며 하고, 이왕 보는 며느리면 덕담으로 기분 좋게 해주고, 이왕 하는 대화면 서로를 칭찬하면 어떻겠느냐는 이야기다.

명절 즐겁게 보내는 법, 크게 어렵지 않다. 부엌에 있는 아내에게 고생한다며 음료수 한 박스 슬쩍 넣어주는 센스만 있으면 되고 '우리 시어머니 최고'라며 치켜세워 드리는 마음만 있으면 된다. 그리고 웃는 얼굴이면 족하다. 복잡하지 않다.

이번 추석, 칭찬과 감사의 말을 입에 달고 지내보자. 그러면 명절이 달라질 듯싶다.

sjki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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