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칠곡군 "시 승격해줄래? 옛 땅 돌려줄래?"

"도농복합도시 승격 어려우면 관음동 등 과거 읍 지역 귀속이라도" 요

칠곡군에는 칠곡이 없다. 1981년 대구가 직할시로 승격할 때 옛 칠곡읍 지역을 가져갔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날 칠곡군의 중심지(군청 소재지)는 칠곡읍이 아닌 왜관읍이다. 현재 칠곡향교는 물론 칠곡초등학교와 칠곡중학교도 칠곡군이 아닌 대구광역시 북구에 소재한다.

지금의 대구시 북구 관음동·국우동·도남동·동천동·읍내동·구암동·태전동·팔달동·학정동 등이 모두 옛날의 칠곡읍 지역이었다. 중앙고속도로 칠곡 나들목도 대구시 북구 칠곡지역으로 연결돼 있어 외지 사람들의 혼동을 일으키기도 한다. 게다가 칠곡고등학교는 칠곡군 지천면에 있어 혼란을 더해주고 있다.

최근 행정구역 개편과 시·군 통합 논의와 관련 칠곡군에는 "차라리 옛 땅을 되돌려달라"는 하소연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978년 2월 인동면이 구미시로 편입되었고, 1981년 칠곡읍이 대구시로 잘려나갔으며, 1983년에는 북삼면 오태동이 구미시 관할로 들어가게 된 것.

이 때문에 당초 549.37㎢에 이르던 칠곡군의 행정구역 면적이 451.02㎢로 줄어들면서 군세(郡勢)가 크게 약화됐다는 것이다. 인동면과 칠곡읍이 구미와 대구로 잠식되지만 않았더라도 칠곡은 이미 시 승격과 함께 인구가 30만명을 웃도는 도농복합도시로 괄목할만한 성장과 발전을 이루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다.

이 같은 관점에서 칠곡 지역민들은 상당한 아쉬움과 상대적 박탈감을 지니고 있다. 최근 들어 대구와 구미시의 급속한 도시 확장에 따라 칠곡의 지역 정체성과 공동체 의식마저 흔들리고 있는데다 시·군 통폐합 논의까지 나오면서 "옛 땅을 되돌려달라"는 목소리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는 것.

칠곡 주민들은 "그렇지 못하다면 시 승격이라도 이루어져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배상도 칠곡군수는 "매년 증가하는 인구로 도시형 행정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이 같은 생활환경과 기반시설을 바탕으로 주민의 의식이나 환경 여건 등이 이미 시 수준을 넘어서고 있어 도농 복합도시로의 승격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옛 지역에 대한 귀속요구는 현실성이 없는 만큼 대구시나 구미시와의 통합을 고려하면서 새로운 발전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고 지적하고 있다.

조향래기자 bulsaj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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