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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 교실 '버려지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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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시 합격생·논술 준비생·정시 지원생 뒤섞여 일관된 수업 어려워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난 고3 교실에 파행이 예고되고 있다. 수능이 끝난 고3 교실은 수시 합격생과 논술 준비생, 정시모집을 앞둔 학생 등이 뒤섞여 일관된 수업이 어려운데다 올해부터는 정시 논술 실시 대학이 급감하고 신종플루까지 겹쳐 수능 후 특별교육 프로그램 마련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수능 다음날인 13일 이후 지역 고교들은 겨울방학이 시작되는 12월 말까지 논술강의와 특별강연, 유적지 방문 등 현장 체험학습, 영화관람 등 문화활동, 진로상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신종플루 탓으로 학생들의 단체활동 자체가 어려워진데다 지역 대학들의 입시설명회도 중단돼 교실 내 활동에 머물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게다가 올해 정시에서는 서울대와 일부 교육대학을 제외하고 논술을 치르는 대학이 거의 없어 논술 수업마저 극히 일부에서만 시행되고 있다.

대륜고 옥정윤 진로상담부장은 "서울대 진학을 원하는 학생들을 위해 16일부터 논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나머지 학생들을 위해서는 영화감상, 교양프로그램 등을 운영할 계획이지만 신종플루 영향으로 학생들이 단체활동을 꺼리는 바람에 진행이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이 같은 현상은 정시모집 지원자가 적은 수성구 외 타 지역 학교에서 더 심각해 수업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다. 달서구의 한 진학담당교사는 "정시모집에 80~90%의 학생들이 지원하는 수성구 고교들과 달리 우리 학교는 수시모집 합격자가 많아 정상수업에 어려움이 많다"며 "특히 논술을 준비하는 소수 학생들을 위해 논술준비반을 개설할 수 있는 여건이 안 돼 학원수업을 원할 경우 보내줄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했다.

대구경북 교육청은 각 고교에 '3학년생들을 대상으로 단축수업을 실시하지 말고 출석·조퇴 상황도 철저히 관리할 것' 등을 내용으로 하는 지침을 내려보낼 예정이다. 그러나 신종플루 확산으로 학생들이 단체 활동을 꺼리는데다 이미 대학 진학이 결정된 수시 합격생들이 결석 또는 조퇴하는 경우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여 정상적인 교실 운영에 대한 기대를 어둡게 하고 있다.

협성고 유택환 연구부장은 "수능 이후 고3 수업이 '버려지는 시간'이 되지 않도록 체계적인 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대다수의 학생들이 자신의 전공을 선택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수능 이후 시간이 자신의 전공을 모색하는 기간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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