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3연승 오리온스 "중위권 보여"

동부에 72대58로 이겨…주장 정훈, 4쿼터에 맹활약

만년 유망주라는 꼬리표를 뗄 때가 됐다. 주장 정훈(30)이 4쿼터에 결정적인 3점슛 2방을 터뜨리는 등 10점을 몰아친 대구 오리온스는 15일 선두 원주 동부와의 원정 경기에서 72대58로 이겼다. 동부라는 대어를 낚으며 3연승을 질주한 오리온스는 중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좋은 신장(197㎝)에 괜찮은 농구 센스를 지닌 정훈은 대학 시절부터 유명세를 탔다. 가드부터 골밑까지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 프로 무대에서도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프로에 입문한 뒤에는 좀처럼 자리를 찾지 못했다. 외국인 선수를 임시로 맡는 땜질용 수비수 정도로 입지가 좁아졌다. 결국 자신의 재능을 꽃피워 보지 못한 채 여러 팀을 전전하는 신세가 됐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김남기 오리온스 감독은 정훈을 전주 KCC에서 불러들였다. 조금 더 기량을 다듬고 자신감을 키워준다면 충분히 제몫을 해낼 것으로 봤기 때문. 스몰포워드 자리에서는 신장의 우위를 살릴 수 있고 상황에 따라 이동준과 함께 파워포워드 자리까지 맡긴다는 계산이었다. 고사하는 정훈을 주장으로 선임, 자신감과 책임감 강화를 노렸고 정훈은 기대에 부응하기 시작했다.

15일 정훈은 동부를 격파하는 데 앞장섰다. 4쿼터 초반 49대47로 팽팽한 상황에서 정훈은 3점슛으로 균형을 깼다. 55대52로 앞선 경기 종료 5분23초 전에는 다시 한번 3점슛을 림에 꽂았다. 동부는 초조해지기 시작했고 공격은 계속 실패로 돌아갔다. 경기 종료 4분38초 전 가로채기 후 속공 전개에 나선 김승현의 패스를 받은 정훈이 레이업슛을 성공, 60대52로 달아나며 승기를 잡았다.

오리온스는 이날 잦은 실책으로 쉽게 경기를 풀어가지 못했다. 게다가 동부는 수비가 끈끈하기로 유명한 팀. 김승현(11점 10어시스트)은 날카로운 패스를 무기로 코트를 활발하게 누볐다. 그러나 골밑 장악에는 성공했던 허버트 힐(22점 12리바운드)이 혼자서만 실책을 9개나 범하는 등 실책에 발목이 잡혀 달아날 기회를 놓쳤다. 슛 난조에 빠진 동부의 공격이 무뎠던 것이 다행이었다.

47대47에서 시작된 4쿼터 들어 정훈이 해결사로 나섰다. 앤서니 존슨(8점 4리바운드)이 2점슛을 성공시킨 뒤 정훈은 3점슛을 적중시켰다. 존슨이 3점슛을 꽂아 넣은 뒤 오리온스의 득점이 계속 불발되자 정훈이 다시 한번 3점포를 터뜨리며 흐름을 바꿔놓았다. 그 사이 동부는 주포 마퀸 챈들러(14점)의 슛이 계속 림을 벗어나고 김주성(11점 7리바운드)이 5반칙 퇴장당하는 바람에 추격에 실패했다.

한편 부산 KT는 서울 SK를 상대로 93대73으로 압승, 시즌 10승(3패)에 선착하며 단독 선두에 올라 2위 동부(9승4패)와의 간격을 1게임차로 벌렸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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