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1박2일 대박나자 가격↑…안동 찜닭이 기가막혀

구시장 식당가 일제히 올려… "바가지 상혼 원망"

TV연예 프로그램인 '1박2일'에 등장, 때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는 안동시 남문동 구시장 일대 찜닭 골목 식당들이 최근 일제히 가격을 올려 손님들로부터 눈총을 받고 있다.

지난달 31일 강호동을 비롯한 유명 연예인들이 출연한 '1박2일'에 안동 찜닭 골목이 소개된 이후 전국에서 찜닭 맛을 보려는 관광객들이 붐비는 등 특수를 누리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반짝 특수를 틈타 찜닭 식당들은 이달 6일 상가번영회 총회를 열고 2만원인 찜닭 가격을 2천원 올렸다. 여기에다 일부 식당들은 찜닭의 양을 줄이는 바람에 손님들로부터 항의를 받고 있다.

17일 점심 시간에 한 찜닭 식당을 찾은 A(44·안동시 안기동)씨는 "평소 네명이 먹어도 충분했던 찜닭의 양이 여자 두명이 먹어도 모자랄 정도로 줄었다"며 "가격도 2천원이나 올라 기분이 나빴다"고 불평했다. 손님 B(36·안동시 명륜동)씨는 "관광지와 먹을거리를 연계해 안동을 전국에 알릴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일부 식당들의 장삿속 탓에 날려버릴까 걱정"이라며 "모처럼 찾아온 안동 찜닭 특수를 이어나가고 찜닭 골목이 관광 명소가 되도록 행정기관이 나서 지도감독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설 명절을 맞아 고향인 안동을 찾은 김나영(서울)씨는 안동시청 인터넷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안동에 가면 2만원에 푸짐하게 찜닭을 먹을 수 있는 것을 두고 주변 사람들이 부러워했다"며 "방송에 나온 후 많은 사람들이 찾는 상황에서 가격을 인상한 것은 어이없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찜닭 골목 식당 주인들은 "재료값이 오름에 따라 오래전부터 가격인상 계획을 갖고 있었다"며 "방송에 나간 후 손님들이 몰리는 가운데 가격 인상이 이뤄져 오해를 사는 것 같다"고 해명했다.

안동 찜닭 골목은 20여 곳의 찜닭 식당들이 성업 중에 있으며 안동의 대표적 먹을거리 명소로 알려지면서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매콤달콤한 맛과 저렴하면서도 푸짐한 양으로 전국 관광객들의 입맛은 물론 안동지역 학생과 직장인들의 회식 장소로 인기를 얻고 있다.

안동·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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