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市청사따라 웃고 우는 '포항 상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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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동해안 최대 바닷가 상권을 자랑하던 북부해수욕장 횟집·노래방 등 상가들이 최근 이동상권에 밀려 매출이 격감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북 동해안 최대 바닷가 상권을 자랑하던 북부해수욕장 횟집·노래방 등 상가들이 최근 이동상권에 밀려 매출이 격감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북 포항의 시청 신청사 주변 '이동상권'이 다른 지역의 상권을 잠식하는 '블랙홀'이 되고 있다.

지난 2006년 말 포항시청이 남구 대이동으로 옮긴 지 불과 4년 만에 대이동, 득량동, 대잠동을 포함하는 이른바 이동상권이 갈수록 번성하는 반면 다른 지역 상권은 침체를 거듭함에 따라 시민 재산권 보호 차원에서 지역 상권의 균형 발전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신시가지인 포항시청에서 득량동 이마트까지 4㎞ 구간의 경우 식당과 노래방, 술집, 패스트푸드점, 학원 등 점포 수백개 이상이 밀집해 밤낮없이 주차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시 공무원 2천여명과 시청 관련 유동 인구, 인접 포스코 주택단지 지곡동 주민들의 소비력 등에 힘입어 이곳 상권은 매우 커졌다.

포항에서 매출 상위권을 기록하는 대부분 식당과 카페 등이 이동상권에 있는 실정이고 시청 주변 땅값도 택지를 분양했던 10년 전에 비해 무려 5, 6배나 뛰었다. 이동상권 발전은 인접 지역에도 영향을 줘 젊은층이 자주 찾는 유흥업소가 몰린 쌍용네거리 일대와 주점이 밀집한 시외버스터미널 일대에는 더 많은 손님이 몰리고 있다.

반면 옛 시 청사가 있던 북구 덕수동 일대에는 폐업하는 식당들이 속출하고 과거 포항에서 유명세를 떨쳤던 A고깃집과 B횟집, C탕집 등은 매출이 반 토막 이상 나면서 명맥만 잇고 있다.

경북 동해안 최대 해변 상권을 자랑했던 북부해수욕장 상가도 어려움에 빠졌다. 횟집 대부분이 매출 30~50% 감소의 어려움을 겪고 있고, 횟집에 손님이 줄면서 노래방과 주점, 카페 등의 휴·폐업이 잇따르고 있다. 법원 앞 장성동을 비롯해 두호동, 환호동, 여남동 일대 식당·주점가도 썰렁하기는 마찬가지고 시내 중앙상가 유흥가 등도 상당히 위축됐다.

포항지역 부동산 전문가들은 "상권은 고무풍선과 같아 이동상권의 기형적 발전이 다른 지역 상권의 위축을 가져왔다"며 "이동상권을 제외한 다른 상권들은 영업난에다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부해수욕장 아리랑횟집 이기복(50) 사장은 "시청 직원들과 관련된 수많은 회식 대부분이 이동상권으로 옮겨 갔고, 시의 정책에서도 북부해수욕장 상권이 배제되는 느낌"이라며 "포항시는 지역 상권의 균형 발전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포항·박진홍기자 pj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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