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선 군수에 도전하는 무소속 후보냐, 농민의 아들이라는 한나라당 후보냐.
7일 경북 봉화군 봉화읍내. 공교롭게도 영주-철암 간 철도길을 사이에 두고 봉화군청 방향에는 박노욱(52) 한나라당 봉화군수 선거 예비후보, 반대편에는 무소속 엄태항(62) 군수의 사무실이 있었다. 장날인 이날은 여기저기서 울리는 풍악 소리와 주민들의 시끌벅적한 고함과 발걸음에 마치 본격 유세에 들어선 듯 읍내가 들썩거렸다.
봉화신시장 맞은 편의 엄 군수 선거사무실을 찾았다. 초등학생들로 보이는 한 무리가 "어, 군수아저씨가 캐릭터가 됐네"라며 웃었다. 올려다보니 대형 현수막에는 엄 군수와 한 어르신 부부의 대화 모습이 만화캐릭터로 그려져 있었다. "이번에 또 무소속입니다(엄 군수)", "자네가 언제 공천받아 군수됐는가. 힘내게.(부부)"
2층 사무실에서 엄 군수를 만났다. 베이지색 바지와 점퍼 차림의 그는 "군민들이 저의 정열과 능력에 대한 신뢰가 분명히 있다고 믿는다"며 "'구관이 명관이다'라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도록 온 정성을 쏟겠다"고 자신했다. 엄 군수는 청량산 하늘다리 건립, 국립수목원 유치, 탄소순환마을, 6개 권역의 농촌마을 종합개발사업 유치 등 군정 경험을 내세우면서 "봉화의 미래를 이미 그리고 있다"고 말했다.
기자가 "4선이나 되면 매너리즘에 빠져 제대로 일을 하겠냐는 여론도 있다"고 묻자 "이미 재선 군수 때에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3선에 도전하지 않았는데 주민들의 염원이 있어 한번 쉬고 다시 나온 바 있다. 이번 도전은 봉화군의 장래를 위한 것이다. 미래에 대한 기틀을 완전히 다지고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상대 후보에 대해서는 "첫 도전이라고 하지만 한나라당 당적을 가지고 있고 무시할 수만은 없는 힘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2시 박노욱 예비후보는 선거사무실 개소식을 열었다. 지역구 의원인 강석호 한나라당 의원과 이철우, 성윤환 의원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고 당직자, 당원 등 700여명이 총집결했다. 4선에 도전하는 엄 군수에 대해서는"이제는 바꾸어야 한다"고 열기를 드높였다.
박 예비후보는 출마선언을 통해"크고 작은 국책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선 대통령도 한나라당, 국회의원도 한나라당, 도지사도 한나라당, 군수도 한나라당이어야만 가능한 일"이라며 "집권여당의 프리미엄을 십분 활용해 봉화발전을 10년 이상 앞당기겠다"고 외쳤다.
기자와 일대일로 만난 자리에서도 그는 "4년 전 지방선거, 재선거 등을 치르면서 지역 민심이 갈라질 대로 갈라졌다"며 "이제는 지역화합을 이끌 농민의 아들이 군수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박 예비후보는 농업경영인연합회, 농촌지도자연합회 등 농업인 5개 단체와 범(凡)박씨 문중, 봉화초·중·고교 등 동기동창들이 자신의 든든한 힘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봉화군에는 상대를 비방하는 '네거티브 선거전'이 없었다. 양대 후보에게 풍문이나 유언비어, 흑색선전 등에 대해 묻자 서로가 "상대 후보를 욕하면서 표를 얻지는 않겠다. 주민들의 선택을 달리 받겠다"고 입을 모았다.
봉화·마경대기자, 서상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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