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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창] 디지털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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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9년 프랑스의 파리에서 루이 다게르가 만든 최초의 사진기가 판매되었다. 그 때 사람들은 "이제 그림은 끝났다."고 흥분해서 떠들어 댔다. 그 전까지는 역사적인 사건이나 풍경, 개인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기록하는 것은 그림, 즉 회화(繪畵)의 몫이었다. 그런데 회화가 가졌던 재현성과 기록성이 사진기의 등장으로 크게 타격을 입게 되자 화가들은 새로운 시대의 변화와 요구에 대처하고자 새로운 길을 개척하게 된다.

이렇게 실물을 그대로 표현한다는 사진은 이후로 우리 생활에 수많은 변화를 가져오게 된다. 사건을 기록하는 것은 '보도사진'의 몫이 되었고 개인의 모습을 재현한 '증명사진'이 온갖 자격증과 이력서에 붙게 되었다. 사진은 그 스스로 대상을 증명하고 기록하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떠맡게 된 것이다.

중매결혼이 성행하였던 과거 시절에는 서로 직접 만나는 대신에 사진만으로 결혼의 대상을 선택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았다고 하니 요즘의 미혼 남녀들은 도저히 믿기 힘들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러한 세태를 입증해주는 기록이 있다.

바로 한국 최초의 '미스코리아'는 사진 심사로 뽑았다는 역사적 사실이 그것이다. 오늘날에도 개최되는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첫 회는 1957년이었지만, '미스코리아'라는 이름으로 처음 미인 여성을 선발하기 시작한 것은 그보다 훨씬 전이었다. 1931년 '삼천리'라는 잡지에서 주최한 '반도의 대표적 려인(麗人) 미쓰코레아 삼천리 일색(一色)'을 뽑는 사진 공모전에서 최정원(崔貞嫄)이라는 분이 326명의 응모사진 중 1등(특선)을 차지하여 최초의 미스코리아가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요즘은 디지털 사진이 필름을 몰아내고 변형작업(보정)이 성행하면서 사진이 그 동안 가져왔던 '재현성'에도 의문을 갖지 않을 수가 없고, 필자 역시 거기에 대한 고충을 가지고 있다. 몇 년째 병원 직원채용의 면접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데 제출한 사진과 실제의 인물이 판이하게 다른 것이다. 남자보다는 여자가 더 심하고 여자의 경우는 미모든 아니든 사진과 실물이 다른데 아마 자기가 원하는 모습으로 '포샵'(후 보정 프로그램 이름을 딴 유행어)을 한 모양이다. 아무튼 사정이 이러니 서류의 사진을 보아서는 도저히 그 인물을 기억할 수가 없다.

어차피 사진만으로 뽑는 것도 아니고 직접 면접을 보는 직원채용에 왜 아무 도움이 안되는, 스스로 미화시킨 사진을 쓰는지 필자로서는 도무지 이해가 안된다. 더욱이 아예 인물과는 관계가 없는 수능시험 수험표의 사진조차 포샵을 한다니 아연실색할 따름이다. 도저히 이해를 못하고 퇴근해서 집에서 저녁을 먹는데 벽에 잘 모르는 여학생의 사진이 새로 붙어 있다. 아내에게 누구냐고 물었다. 아내가 대답하기를 '우리 딸'이란다.

정호영 경북대병원 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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