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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원태의 시와 함께] 장님 M씨는 밤을 무서워한다(김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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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들이 멀어져 가는 것은 밤이 오는 증거다

가만히 창에 붙어 숨죽이며

있어야 할만한 위치를 탐색한다

앞은 늘 보이지 않았기에

우아한 곡선 그리며 날아본 기억이 없다

순탄한 길 옆에 두고도 휘청이는 비행

어디든 트인 길일 것만 같은 허공은

난간과 계단을 수시로 이동하며 앞을 가로막았다

힘이 풀려 툭, 떨어질 때마다

날개가 짧아져 가는 것 같아

몸을 뒤집으며 확인을 한다

어두움은 나방의 작은 몸을

드라이아이스처럼 기화시키는 걸까

밤이 되어 사람들이 하나 둘 떠나

누군가의 체온이 그리울 때면

백열등에 몸을 비비고

창에 머리를 박고 박으며

한참 울어도 본다

어느 순간 세상에서 흔적없이 사라지고 말 것만 같아

하얀 눈 부릅뜬 채 몰인정한 밤을 지켜보는 것이다

텍스트의 전면에는 '나방'이 화자로 등장한다. '장님 M씨'는 시의 제목에서만 등장할 뿐, 텍스트 아래 완벽하게 몸을 숨기고 있어, 문면(文面) 어느 곳에서도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시를 다 읽고 나면, 우리는 어느새 나방의 입을 빌려 장님 M씨가 말하고 있는 것을 알게 된다. 아니, 그냥 그렇게 '동일시'하게 된다. 장님 M씨가 누구인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앞이 보이지 않아 "우아한 곡선 그리며 날아본 기억이 없"기는, 굳이 나방이거나 장님이 아니더라도, 우리 모두가 마찬가지이기 때문일 게다. 비칠대거나, 휘청거리거나, 힘이 풀려 툭, 떨어지곤 하는 생의 곤고(困苦)한 몸짓들이, 어찌 나방이나 장님만의 것이겠는가.

"누군가의 체온이 그리"워 "백열등에 몸을 비비"거나, "창에 머리를 박고 박으며/ 한참 울어도 본다"라는 나방의 처연한 슬픔이 참으로 애잔하게 다가온다. 그건 바로 가만히 숨죽이며 있어야 할 자리를 탐색하며 살아가야 하는, 밤의 어둠과 뼈 시린 외로움을 무서워하는, 우리 모두의 슬픔이기 때문이다.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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