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적 개념의 강 개발과 생태 복원은 유럽에서 시작됐다.
18세기 이후 산업혁명과 함께 증기기관선이 등장하면서 강 바닥을 파고 육지를 갈라 뱃길을 냈고 개발에 따른 부작용의 반성으로 1970년대 이후 생태 복원에 나섰다.
유럽의 강 개발 역사에서 반드시 살펴봐야 할 도시가 있다. 오스트리아의 수도인 빈(wien)이다. 1차 세계대전 이전까지 오스트리아와 독일, 헝가리 등 동유럽을 지배했던 합스부르크 왕가의 근거지인 빈은 도나우강(다뉴브강)이 흐른다. 유럽 최대 명문 왕족인 합스부스크 왕가는 앞선 토목기술로 제방을 쌓고 내륙항을 개발하는 등 150년 전부터 현대식 강 개발을 했다. 또 1970년대부터는 개발 후유증에 따른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친환경하천 복원에 나섰다. 음악의 도시인 빈을 흐르는 도나우강은 운하의 기능을 갖고 있지만 생태 보전과 시민들이 즐겨찾는 친수공간 조성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는데 성공한 강 개발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강을 시민의 공간으로
빈 도심을 통과하는 도나우강의 폭은 유럽 도시 중 최대 규모인 730m. 하나로 흐르던 강은 도심 상류에서 도나우섬(Donauinsel)을 만나 강 폭 320m인 본류와 210m인 지류로 갈라졌다 도심이 끝나는 지점에서 다시 합류한다.
강 줄기 사이에 위치한 섬(하중도)의 폭은 200m, 길이가 21㎞에 이른다. 도나우섬은 인구 200만명의 빈 시민들이 가장 즐겨찾는 생태 공원이다. 잘 조성된 숲을 따라 산책로와 자전거길이 나있고 여름철에는 하루 30만 명 이상이 찾아 수영과 수상 레저를 즐기는 곳이다. 또 강 연안에는 조류 서식처가 만들어져 백조와 청둥오리를 비롯 각종 철새들의 쉼터가 되고 있다.
하지만 도나우섬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예전 빈을 흐르는 도나우강의 줄기는 하나였다. 도나우섬은 1972년 빈시가 홍수 예방을 목적으로 폭 200m의 도나우강 방수로 공사를 하면서 생긴 인공섬이다.
20년의 공사 기간을 거쳐 지난 1992년 완공된 방수로 공사 이후 본류 옆에 또 다른 지류가 만들어지고 중간에 섬이 생겨난 것.
빈 시청 관계자는 "도나우강의 잦은 범람을 막기 위해 물길을 하나 더 만들면서 파낸 돌과 흙을 그대로 사용해 인공섬인 도나우섬을 만들었다"며 "이 공사는 치수와 생태 복원, 친수공간 개발 등 3가지 목적으로 추진됐다"고 설명했다.
홍수 피해와 함께 유속이 빨라 접근하기 힘들었던 도나우 강은 방수로 공사 이후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왔다.
강 상류와 하류에 보가 만들어지면서 유속이 느려지고 거대한 생태섬이 만들어지면서 찾아오는 시민들이 늘기 시작한 것.
취재진이 이곳을 찾은 지난해 12월, 쌀쌀한 날씨지만 조깅을 하는 시민들의 발길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고 부모와 함께 나온 어린이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었다.
이사 로저우 씨는 "매일 이곳을 찾아 운동을 즐기고 있다. 차량이 다니는 도로 밑으로 통행자를 위한 인도가 섬으로 연결돼 있어 자전거를 타고 이곳을 찾는 이들도 많다"며 "물이 너무 맑고 철새들을 만날 수 있는 것도 도나우섬의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여름철 도나우섬에서는 유럽 최대의 수상 축제로 꼽히는 다뉴브 페스티벌이 열리며 오스트리아는 물론 인접 국가에서 유람선과 요트를 타고 찾아온 관광객들로 붐빈다.
빈시가 이 같은 친환경 치수사업을 벌인 것은 잘못된 강 개발 역사가 원인이 됐다.
빈시는 1440년 합스부르크(Habsburg) 왕가가 자리잡은 이후 몇 년마다 되풀이 되는 홍수로 상당한 피해를 입어왔다. 이에 1869년 오스트리아 황제 프란츠 요세프(Franz Joseph)는 홍수 피해를 막기위해 직강화 공사를 했다.
강 바닥을 파내고 제방을 쌓은 뒤 본류와 지류로 갈라져 습지 사이를 흐르던 강을 폭 280m의 하나의 물길로 합치고 400m의 범람원을 설치했다.
하지만 직강화 공사 이후 대규모 홍수가 또 다시 빈을 덮치면서 직강화 공사에 대한 반성이 일기 시작했다.
이후 강 복원을 위한 본격적인 논의 끝에 1972년 빈시는 오스트리아 정부와 재정을 50%씩 부담하는 조건으로 물길을 하나 더 내는 '신 다뉴브' 방수로 공사에 들어갔다. 방수로 상류와 하류에는 수위조절보가 설치돼 홍수를 막고 갈수기에는 유량을 유지하는데 성공했다. 다뉴브 강 프로젝트는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2006년 유엔 해비타트 프로그램의 '베스트 프랙티�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