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유로존 위기 독일까지 덮치면… 西·伊 불똥, '부정적'

독일 신용등급 전망 무디스 부정적으로 내려

그리스와 스페인 등의 재정 위기가 결국 유로존의 맹주인 독일마저 위협하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독일 등 재정 상태가 우량한 유로존 국가들의 신용등급마저 부정적으로 내다봤기 때문이다. 향후 전망이 그만큼 불투명하다는 것으로 실제 유로존 경기는 위축세를 이어가고 있다.

무디스는 23일 국가 신용등급 트리플 A(AAA)를 유지하고 있는 4개국(독일'네덜란드'룩셈부르크'핀란드) 중 독일'네덜란드'룩셈부르크에 대한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바꿨다. 등급 전망 하향 조정은 앞으로 상황에 따라 신용등급 자체를 내릴 수 있다는 의미다.

신용등급 전망을 '긍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바꾼 이유는 유로존의 공멸 가능성 때문이다. 만약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한다면 스페인'이탈리아 등으로 충격파가 퍼질 것이고 유로존 내 신용등급이 높은 나라들은 유로존 유지를 위해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문제는 독일도 GDP 대비 정부 부채비율이 80%대에 이르러 다른 나라를 도울 여력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유로존에 투자됐던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정부는 이날 장중 한때 주가지수가 5% 이상 폭락하자 공매도 금지 조치를 내놨다. 스페인 증권거래위원회는 올 10월 23일까지 3개월간 모든 주식에 대한 공매도를 금지하기로 했고, 이탈리아 증권거래위원회도 은행주와 보험주 등 주요 금융주에 대한 공매도를 일주일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급한 불은 껐지만 전반적인 전망은 암울하다. 그리스의 채무불이행(디폴트)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어서다. 스페인은 국채 금리가 연 7%대를 넘어 전면적인 구제금융 상태로 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팽배하다. 이탈리아도 나폴리'시칠리아 등 지방자치단체들이 파산 위기에 직면해 있다.

유로존 제조업 경기지표도 37개월 만에 최악의 모습을 보이는 등 악재가 여전하다. 유로존의 민간 경제활동은 6개월 연속 위축세다. 영국 시장정보 제공업체인 마킷 이코노믹스는 7월 중 유로존의 제조업과 서비스업 복합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6.4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달과 같은 수준으로 시장이 예상했던 46.5를 밑돈 것이다. 지수가 기준치인 50선 아래에 6개월 연속 머물러 경기 위축이 상당 기간 지속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특히 제조업 PMI는 6월의 45.1보다 낮은 44.1을 기록해 3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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