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승기] 뉴캠리 하이브리드 XLE

수입차 치곤 싼 편…인테리어는 고급

도요타 뉴캠리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6세대 모델까지 이렇다할 반향이 없었던 3천300만원대의 가솔린 모델은 4천대 가까이 팔렸다. 덩달아 하이브리드 모델도 매달 100대 이상 팔리고 있다. 물론 매달 1천대씩 팔리는 국내산 하이브리드 차량에 비하면 10분의 1 수준. 그러나 예전에 없던 인기는 어디서 나왔을지 사뭇 궁금해졌다. 그래서 직접 타봤다.

시승차는 '뉴캠리 하이브리드 XLE'. 국내에 들어온 유일한 트림(자동차를 차급에 따라 몇 등급으로 나누어 구분함)이기에 국산 차량과 달리 '옵션 장난'이 없다. 가격에 따라 더 달고, 덜 달고 할 게 없다는 뜻이다. 취향에 따라 손을 댈 수는 있겠지만 굳이 수입차에, 그것도 새 차에 손대는 강심장이 많지는 않을 듯하다.

뉴캠리 하이브리드의 가격은 4천290만원. 수입차 치고 싼 편에 속하지만 '싼 티'가 나지 않았다. 인테리어는 현대적이고 고급스러웠다. 가죽 소재 대시보드는 바느질로 마감 처리해 싸보이지 않았다. 오디오 장치도 돋보였다. JBL 오디오시스템으로 프리미엄 세단 수준급에 맞췄다.

시동을 걸었다. 엔진음이 들리지 않았다. "설마, 고장?"이라며 농을 던지자 도요타 관계자는 "시동이 걸렸으니 변속기를 조작하라"고 심드렁하게 답했다. 그만큼 조용했다. 지하철 전동차에서 나는 소리와 비슷한 미세한 소리가 잡혔을 뿐. 처음 차에 올랐을 때 시동이 걸렸는지 확인할 방법은 창문을 내려 귀를 쫑긋 세우는 수밖에 없었다.

시승 구간은 대구 수성구 어린이회관~대구스타디움~대구 부산 간 고속도로 수성IC~청도IC~팔조령~수성구 어린이회관 구간으로 삼았다. 대구스타디움까지는 시내 주행 구간. 시내 주행에서 압도적인 연비를 자랑한다는 하이브리드에 대한 선입견을 깨보고 싶었다. 시내 주행에서부터 속도를 낼 수 있는 곳에서는 마구 가속페달을 밟았다. 갑자기 밟아선지 다소 둔탁한 엔진음이 들렸다. 계기판에 표시돼 있던 'EV'(전기 사용 현황) 표시는 사라졌다. 가솔린(연료)의 힘으로 달린다는 뜻이었다.

시내 주행 중간 중간 준법정신을 충실히 발휘하다보니 정차가 잦았다. 과속카메라 등 공권력에 대응하지 않기 위한 급제동도 적잖았다. 그때마다 뉴캠리 하이브리드는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제동장치의 민감성 못지 않게 핸들도 세심하게 반응했다. 팔조령 구간에서 특히 잘 알 수 있었는데 청도에서 대구로 넘어오는 팔조령 길은 연속 급커브로 유명한 곳이다.

뭐니 뭐니 해도 하이브리드의 매력은 연비다. 이 차량 역시 연료를 덜 사용하도록 '자전거 몰기식 운전'을 끊임없이 유도했다. 한 번 힘을 주고 나면 그 힘으로 자전거 바퀴가 굴러가는 것과 같은 이치였다. 계기판뿐 아니라 내비게이션에도 연비가 표시됐다. 시속 60km까지는 전기모터로 굴러간다는 간단한 설명을 들었지만 '자전거 몰기식 운전'이라는 개념이 생기고 나니 시속 100km로 달리고 있었음에도 EV로 구동되는 이유가 이해됐다. 미리 밟아놓은 속도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지속 시간이 짧았다.

시승기에 충실하려 노력했지만 깜짝 놀랄 만한 연비가 나왔다. 시내 주행 15.8km/ℓ, 고속도로 주행18.2km/ℓ, 국도 주행 18.5km/ℓ. 시승이 있었던 지난달 27일 대구는 땡볕 더위에 혀를 내두를 지경이었다. 그래서 에어컨 온도를 22도에 맞춰 운전했다.

캠리는 동남아지역과 중동지역 등 더운 지역에서 택시로 활용될 만큼 냉방 효과가 좋은 차로 알려져 있다.

한편 도요타 대구전시장이 지난달 30일 문을 열어 대구경북에서도 도요타를 만날 수 있다. 문의=㈜도요타YM, 080-856-7000.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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