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朴 당선인 "중기청·국방부부터 인수위 업무보고"

'中企·안보 대통령' 박근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9일 손경식 회장을 비롯한 전국상공인대표단과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경제위기 상황에서 기업인들의 활동을 격려하고, 직접 기업인으로부터 애로사항을 듣기 위한 행보다. '손톱 밑 가시'를 빼는 현장밀착형 대안을 주문한 박 당선인이 직접 모범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박 당선인은 대선정국에서 중산층 70% 복원, 일자리, 복지, 경제민주화, 성장 등 산적한 경제문제를 풀어가는 데 있어 앞으로도 대기업, 중견기업, 중소기업, 소상공인들의 상생경제를 강조, 이들 경제주체의 의견을 직접 듣고 독려할 계획이다. 지난달 26일 첫 공식 행보로 중소기업중앙회를 방문한 뒤 소상공인연합회, 전경련에 이어 네 번째 경제주체와의 만남이었다.

박 당선인은 11일부터 시작될 부처 업무보고도 중소기업청부터 시작하도록 했다. 윤창중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대변인은 8일 "업무보고는 11일 중소기업청과 국방부를 시작으로 17일까지 일주일간 진행되며 경제와 비경제 분과위로 나눠 주말 없이 하루에 2∼4개 부처를 대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소기업 대통령'을 자처하고 있는 박 당선인이 앞으로도 중소기업을 경제정책 운용의 중심에 두면서 '큰 정책'보다는 '꼭 필요한 정책'으로 실질적으로 도와주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안보'의 중요성도 강조된 것은 최근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에 이은 제3차 핵실험 가능성이 높아진 데 따른 것이란 해석이다.

인수위는 효율적인 업무보고를 위해 각 부처에 일반 현황, 추진 중인 정책에 대한 평가, 주요 당면현안 정책, 대통령 당선인 공약 이행 세부계획, 예산절감 추진계획, 산하 공공기관 합리화 계획, 불합리한 제도 및 관행 개선 계획 등 7가지 업무보고 지침을 제시했다. 이중 공약 이행 세부계획이 핵심으로 보인다.

인수위원회 경제 2분과 간사를 맡은 새누리당 이현재 의원은 오전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9988이라고 하는 중소기업이 중견기업, 대기업으로 발전하는 제도를 점검하고, 실제 중소기업이 현장에서 느끼는 어려움을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9988' 중소기업이 한국 전체 기업 수의 99%, 일자리의 88%를 책임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그 역할만큼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 공감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이 의원은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가지 않으려고 해서 경제구조가 굉장히 취약하다"며 "중견기업으로 가면 지원을 끊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실제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이 되면 160개의 혜택이 사라지면서 190개의 규제를 받게 돼 성장하더라도 중소기업으로만 남으려는 '피터팬 증후군'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각종 해법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박 당선인은 대기업의 악덕행위로 피해를 본 중소기업이 더 많은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징벌적 손해배상제' 등을 공약으로 내세워 중소기업 보호에 앞장서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중견기업이란 중소기업기본법상 중소기업이 아니면서 대기업 계열사가 아닌 기업으로 상시 근로자 수가 300명 이상이거나 자본금이 80억원(제조업 기준) 이상인 중소기업은 3년 유예기간을 거쳐 중견기업으로 지정된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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