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TV영화] EBS 세계의 명화 '타인의 삶' 26일 오후 11시

1984년 동독. 사회주의 체제의 존립을 위해 '국민의 모든 것을 알아야 한다'는 신념에 맹목적으로 충성하던 국가보안부(슈타지) 요원 비즐러(울리쉬 뮤흐) 대위는 동독의 유명 극작가 드라이만(세바스티안 코치)을 감시하란 명령을 받는다. 비즐러는 드라이만의 집에 도청장치를 설치하고 그의 사생활을 감시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감시의 내막을 깨닫게 된다. 국가보안부 출신인 헴프(토마스 티에메)는 드라이만의 애인이자 당대 최고의 연극배우인 크리스타(마르티나 게덱)를 차지하기 위해 드라이만을 제거하기로 마음먹고 감시를 지시한 것. 크리스타는 드라이만을 진심으로 사랑하지만 배우로서의 경력을 유지하고 드라이만을 지켜주려고 헴프와 강압적으로 성관계를 맺는다. 이에 비즐러는 드라이만을 불러내 크리스타와 헴프의 관계를 목격하게 한다.

프롤레타리아 독재를 맹목적으로 지지하며 국민들을 대상으로 감시와 도청을 서슴지 않던 동독의 국가보안부 요원 비즐러. 어느 날 동독의 유명 극작가와 그의 애인이자 유명 연극배우를 감시하라는 명령을 받고 이들의 일상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의도와 달리 이들의 삶을 지켜보면서 늘 서늘하기만 했던 비즐러의 시선은 차츰 변해간다. 자신은 욕정을 채우려는 권력자의 수족에 지나지 않았음을 깨닫게 된다. 타인의 삶을 지배하던 이가 타인에게 지배당하는 이들의 삶을 지켜보며 체제의 존립을 위해 일한다는 사명감은 이내 사라지고 자신의 신념에도 혼란이 오기 시작한다.

이 작품은 옛 동독의 현실을 비극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플로리안 헨켈 폰 도너스마르크 감독의 데뷔작 '타인의 삶'은 2006년 3월 23일 독일에서 처음으로 개봉해서 독일 전역을 울음바다로 만들며 그해 독일 영화상에서 11개 부문에 걸쳐 수상 후보에 올라(독일 영화상 최고기록) 최우수 영화, 감독, 각본, 배우, 조연상 등 7개 부문을 수상했고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도 수상했다. 137분.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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