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는 미혼인 30대 딸의 이성교제 문제로 상담을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회사원인 딸은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과 잘 사귀다가도 얼마 가지 않아 반복하여 버림을 당하곤 합니다. 딸이 지나친 집착으로 상대방을 통제하거나 상대와의 관계보다는 그들과의 만남을 통해 자기의 욕구나 낭만을 취하려 한다는 비난을 사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딸은 상대로부터 버림을 받으면 우울해하고 못 견뎌 하다가도 끝내 빈자리를 메워야 하는 사람처럼 또 다른 이성을 찾아 교제를 시작합니다. 물론 그 이성과의 교제도 실패하고 병적일 정도로 상처에서 헤어나지 못하곤 합니다. 과거 집안 사정으로 아이가 어렸을 때 직접 양육하지 못하고 친인척에게 양육한 죄책감 때문에 늘 미안한 마음이 있어 나무라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냥 지켜보기만 하자니 딸의 정신건강이나 미래의 결혼생활이 걱정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과년한 딸의 반복되는 이성교제 실패로 인해 근심이 크신 것 같습니다.
따님의 이성교제 패턴은 상대에게 거부당한 이후 잠시 우울감을 느끼다가도 빈자리를 메우려 금세 새로운 만남을 갖고 그 결과 반복되는 실패경험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안타깝게도 따님은 결코 '사랑받지 못하는' 이성교제만을 찾고 이를 통해서 사랑과 의존의 대상을 갈망하고 있지만 지속적인 실패를 경험하고 있는 상태라고 판단됩니다. 이런 증상은 그 심리 속에 정체성(identity)이 있는 '나'는 없으며 타인과 함께 있는 '나'만 존재하는 '지나친 의존관계'가 자리해 있습니다. 이른바 '관계중독'(relationship addiction) 현상이 아닌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관계중독인 사람은 특정한 사람에게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맺고자 하는 목적이 있는 '관계' 그 자체에만 집착합니다. 때론 한 사람과 '자신의 병든 환상'(illusion)을 실현해 줄 사람과의 '관계'를 찾기도 합니다. 그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그 '관계'를 통해서 자기의 욕구를 채우는 것이며 사람은 부차적인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이 경우 따님처럼 자기를 버리고 가는 대상자인 파트너에게 오래도록 집착하다가도 의외로 아주 쉽게 떠나보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이들은 어차피 의존하여 경험해야 할 '관계' 없이는 자신이 존재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현재의 관계도 언젠가는 끝날 것이라 생각하여 대비를 합니다. 그래서 빠르게 새로운 상대와 '새 관계'를 만들어 안전한 자기를 구축해야 하는 왜곡된 무의식 세계를 표현합니다. 이는 다시 그 빈자리를 채워줄 새로운 대상을 갈구하여 찾고 다시 버림받고 집착하는 악순환으로 나타납니다.
한편 따님의 문제행동과 상관관계가 높은 변수로는 부모의 절대적인 보살핌과 부모에 대한 의존이 필요했던 양육기의 정서적 결핍이 있을 수 있습니다. 양육기간 동안 정서적으로 심한 결핍을 경험한 사람일 경우엔 성장기 이후, 자신을 보호해주고 양육해 줄 대상만을 지나치게 필요로 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이러한 '심리적 결핍'은 낮은 자존감과 불안한 '자기감'(sense of self)을 만들어 타인의 평가에 민감하게 되며 여기에서 오는 좌절과 공허와 절망적 느낌으로 역기능적인 가족생활은 물론 사회부적응적 고통을 연속적으로 경험할 수 있습니다. 심각한 심리적 어려움을 가지고 고통스럽게 살아가는 귀하의 따님에게 따뜻한 '부모 사랑의 재공급'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좀 더 적극적인 변화를 원하신다면 심리상담이나 정신과적 차원의 전문적 도움을 받는 것도 방법이라 보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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