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무가내(莫無可奈)는 매우 고집을 부려 도무지 어찌할 수 없음을 뜻한다. 무가내하(無可奈何), 막가내하(莫可奈何), 무가여하(無可如何), 불가내하(不可奈何) 등도 모두 같은 말이다. 어원은 '무가내하'인데 사마천의 사기 '혹리열전'에 나온다. 한나라 무제 때 잦은 전쟁으로 농민 반란이 많았다. 조정이 진압에 나섰지만, 험한 산천 곳곳에서 강력하게 저항하는 반란군의 기세가 하도 드세 어쩔 도리가 없었다고 표현했다.
대체로 나쁜 뜻으로 쓰지만, 각도를 달리하면 좋게 볼 수도 있다. 타협하지 않고, 원칙을 끝까지 지킨다는 뜻도 있어서다. 다만 긍정적인 막무가내가 되려면 전제가 있다. 명분이다. 명분이 있어야 스스로 떳떳하고, 원칙에 충실하다는 평판도 따른다. 반면 명분 없는 막무가내는 고집불통이며, 같이 이웃해 대화할 상대가 되지 못한다.
대구시의회 문화복지위가 23일 대표이사 권한을 규제하는 대구문화재단 설립 관련 조례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대구시가 협조를 요청하고, 언론에서 여러 차례 부당함을 지적했던 사안이다. 6명의 문복위 위원 가운데 한 명은 반대, 다른 한 명은 찬반을 말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퇴장한 가운데 4명이 찬성했다.
이 개정안의 첫 발의 명분은 재단 이사 한 명의 요구였다. 그러나 당연직 이사인 대구시장과 대구시 문화체육관광국장, 공석인 대표이사를 제외한 12명의 이사 가운데 10명이 개정안 철회를 요구하는 서명 건의서를 제출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명하지 않은 2명의 이사 가운데 한 명은 조례 개정을 요구하지 않았다. 결국 문복위는 단 한 명 이사의 요구를 명분으로 동료 의원이 퇴장한 가운데 통과시킨 것이다. 그 이사는 문복위가 추천해 임명된 인사였다.
이번 과정에서 문복위는 소수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면서 대다수 대구문화재단 이사진의 뜻에 반했다. 또 정작 스스로는 소수인 동료 의원의 의견을 존중하지 않고, 다수결로 밀어붙였다. 그야말로 도무지 어찌할 수 없는 막무가내를 부린 셈이다.
개정안이 통과된 뒤, 실질적으로 개정을 주도한 대구시의회 문복위 모 위원은 이사들에게 휴대전화 문자로 대구문화재단이 전권을 가진 대표이사 한 사람의 성향이 아닌 이사회 전체의 뜻에 따라 운영되길 바라 조례를 개정했다고 통보했다. 하지만 사후 통보가 아니라 사전에 대화의 장을 마련했더라면 더 나았을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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