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의창] 교수와 선생님

이미 지나갔지만 5월에는 스승의 날이 있다. 어느 대학교수가 그날을 맞아 페이스 북에 40가지 내용이 담긴 반성문을 올렸다는 뉴스를 보았다. 자신이 생각하는 참 스승상과 현재 학교에서 이뤄지는 여러 상황과의 동떨어짐을 느끼면서 '이러한 아쉬운 점이 있었으니 앞으로 이렇게 했으면' 하는 바람을 자조적으로 기술한 것이다.

그분이 반성한 것들을 앞으로 실행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많은 사람들이 공감한 것은 사실인 것 같다. 뉴스거리가 되고 흉내 낸 어느 교사의 반성문도 인터넷에 올려져 있으니 말이다.

사전적 의미의 '스승'은 자기를 가르쳐 주는 사람이다. 학교에서 지식이나 학문을 가르치는 사람도 스승이고, 공장에서 기술을 가르치는 사람도 스승이며, 운동장에서 운동 기술을 가르치는 사람도 스승이다.

광범위한 개념을 좁혀 학교에 국한하면 교사(敎師)와 교수(敎授)가 있다. 사전에 교사는 '학술'기예를 가르치는 스승. 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 특수학교에서 소정의 자격을 가지고 학생을 가르치는 사람', 교수는 '대학에서 전문적인 학문'기예를 가르치고 연구하는 사람'이라고 정의돼 있다.

선생님이라는 말도 있는데 이는 '교사 또는 학예가 뛰어난 사람의 존칭. 어떤 부문에서 경험이 많거나 잘 아는 사람, 남의 경칭' 등으로 기술되어 있다.

재미있는 점은 '초'중'고등학교 선생님에게는 스승이나 본받는다는 뜻의 '師'(사)를 쓰고, 대학교수에게는 줄 '授'(수)를 쓴다는 점이다. 어린 나이일수록 이성적 판단 없이 본받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교사는 지식전달보다는 모범적 행동이나 태도를 보여 인성을 가르치는 것을 중시해서 '師'를 썼고, 대학생의 연령에서는 어느 정도 성품이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지식 습득이 주요 목적이어서 지식전달에 중점을 두어 '授'를 쓴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본인이 속한 의과대학에 국한해서 생각해보면 환자들을 돌보지 않고 학생들에게 해부학, 생리학, 생화학, 병리학 등을 가르치는 기초교수와 내과, 외과, 소아과 등의 환자들을 돌보는 지식을 가르치는 임상교수들이 있다. 기초는 앞으로 의학을 연구하거나 환자들을 돌보는 데 기본이 되는 지식을 가르치고, 임상은 기초지식을 바탕으로 하여 환자의 질병을 치료하거나 관리하는 방법을 가르친다. 기초를 가르치는 사람은 교수에 가깝고 임상을 가르치는 분은 교사에 가깝다.

본인이 모임에 가면 이름이나 성(姓) 다음에 존칭을 붙여 불러주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은 교수라고 부르는 데 어떤 곳에서는 선생님이라고 부른다. 이번 글을 쓰려고 사전을 찾아보니 그렇게 불러주는 것이 이해가 됐다. 본인은 임상교수이기 때문에 교사에 가깝고 그래서 사람들이 '선생님이라고 높여 불러주는구나'하고.

임만빈 계명대 동산병원 신경외과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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