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탈 본능의 시대, 자본주의 사용설명서다. 머리 없는 자본주의와 몸통 없는 사회주의를 해체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경제학 새판짜기를 시도하고 있는 책이다.
경제학자이자 재야 사학자인 저자는 '자본주의를 고쳐 쓰려는 노력은 헛되고,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을 세워야 한다. 그런 자본주의라도 계속 고쳐 쓰다보면, 패러다임의 전환에 이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자는 옵션 가격결정 모형을 개발해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숄즈 교수의 예를 들어, 그는 미시경제학과 금융공학에 골몰한 나머지 경제위기를 초래한 주원인인 금융자본주의의 과도한 발달에 복무하는 이론가였다고 비판했다.
이 책에서는 현재 세계체제의 문제를 해결하는 단일 패러다임을 가지는 자체가 환상이라고 지적하고, 이원론 또는 다원론적 패러다임을 지향해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특히, 한국식 자본주의 성공요인을 ▷토지개혁 ▷미국의 대규모 지원 ▷수출 드라이브 정책 ▷정부 주도의 체계적인 자원관리 및 경제개발 정책 시행 ▷국제적인 저금리 ▷계급전쟁으로 인한 봉건세력의 사실상 소멸 ▷사회주의 산업국가들이 세계시장에서 배제됨으로써 경쟁국이 적은 환경 ▷정부의 강제적인 자본 축적 등 매우 복합적이고 다양한 요인으로 파악한다.
더불어 그는 "저개발 국가는 신자유주의니 신현실주의니 하는 식의 논리보다는 오히려 한국형 개발모델을 각 지역별로 개량하여 발전을 도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책은 좌파와 우파 경제 패러다임을 동시에 비판하고 있다. 우파 경제 패러다임은 머리가 없이 몸통만 있는 형태이고, 좌파 경제 패러다임은 머리만 있고 몸통은 없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자본주의가 번성하는 이유는 철학이 없기 때문이고, 대안으로 제시된 마르크스 경제학도 폐쇄경제 하에서 적용될 수 있다고 본다.
저자는 현재 범람하고 있는 '자본주의 4.0'이라는 말에 대해서도 언어적 유희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즉 커뮤니케이션 이론가인 이니스(Harold Innis)의 지적을 인용하여 '자본주의 4.0'이란 일종의 이론적 편향이며, 일부 매스미디어들이 임의로 즉흥적으로 나온 말들을 특정 세력들이 특정 세력을 비호하기 위한 선전'구호로 비판한다.
이 책은 이데올로기와 사회과학 패러다임 전체를 관통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제대로 분석된 적이 없는 디지털 경제에 대해서도 경제학적으로 체계적 분석을 시도하고 있다.
568쪽, 1만9천500원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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