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는 누구의 땅일까. 당연히 일본의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오로지 한국의 것도 아니다.
독도가 우산국이라 불리기 훨씬 전부터 독도를 실효적으로 지배해온 주체는 바로 '강치'이다. 독도를 바로 그들에게 돌려줘야 한다며 영토분쟁 문제를 최초로 자연보호의 입장에서 접근한 특별한 문화축제 '보고싶다 강치야 콘서트 및 강치의 달 선포식'이 15일 울릉도와 독도 현지에서 열렸다.
이날 오전 7시 주황색의 티셔츠를 맞춰 입은 300여 명이 울릉 사동항에 모여들었다. 바이올린, 첼로 등 악기와 앰프, 관람객용 의자 등도 한가득이다. 이들이 입은 티셔츠 위에 앙증맞게 새겨진 바다사자 그림과 '보고싶다 강치야!'란 문구가 눈에 띄었다.
강치는 우리나라 독도 인근에서만 서식하던 바다사자의 일종이다. 하지만, 일제강점기하 고기와 가죽을 얻기 위한 일본인들의 마구잡이 포획으로 멸종했다. 기록에 따르면 19세기까지 독도를 비롯한 동해연안에는 3만~5만여 마리의 강치가 살았다고 한다. 일본 어부들이 한 해에 최고 3천여 마리를 잡아들이면서 1950년대에는 300여 마리가 남아 있다 서서히 멸종된 것으로 보고 있다. 1931년 7월 '리앙쿠르(옛 서양인들이 부르던 독도의 이름) 대왕'이란 이름의 강치가 일본 어부가 쏜 총탄에 맞아 죽은 것이 마지막 기록이다. 이 리앙쿠르 대왕은 머리에 총알 흔적을 그대로 남겨둔 채 현재 일본 시마네현 산베자연박물관에 갇혀 고향 독도로 돌아갈 날을 기다리고 있다. 이들의 아픈 이름을 애타게 부르며 일행들은 서서히 독도행 뱃길에 올랐다.
이번 행사를 기획한 테너 임산 씨는 "전 세계에 강치의 슬픈 역사를 호소하고, 이들을 멸종시킨 일본이 독도의 주권을 말한다는 것이 얼마나 몰염치한 행위인지를 알리고 싶었다"며 "지금껏 있었던 외교적 분쟁이 아닌 사라진 강치에게 독도를 돌려주자는 자연보호의 메시지를 음악, 패션, 사진 등의 종합 문화 콘텐츠로서 꾸준히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행사 계획은 15일 독도에 올라 야외특설무대에서 클래식 공연을 여는 것이 목표였다. 그러나 현지 해상 사정이 나빠 선박을 댈 수 없는 까닭에 참가자들은 독도를 배경으로 임시 선상 공연을 하며 아쉬움을 달랠 수밖에 없었다. 대신 경북도립교향악단의 잔잔한 선율과 테너 임산, 베이스 박태종, 소프라노 김영림'이은숙 씨의 힘찬 목소리가 관람객들의 박수소리와 함께 바로 앞 독도까지 길게 울려 퍼졌다. 또 마지막 강치가 사살된 7월을 기억하기 위한 강치의 달 선포식 외침이 이어지자, 암초 위까지 밀어친 파도가 마치 강치가 있던 그날을 추억하는 듯했다. 이들의 공연은 자리를 옮겨 이날 오후 7시 울릉도 한마음회관에서 계속됐다.
최종원 경상북도 환경해양산림국장은 "지난해 7월 독도 인근에서 바다사자 한 쌍이 목격되는 등 아직 강치에 대한 희망을 버리기에는 이르다. 도 차원에서도 유전자 복원 등 강치를 되살리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항'박승혁기자 psh@msnet.co.kr
울릉'신동우기자 sdw@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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