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한여름. 물과 더욱 가까워지는 계절이다. 하지만 귀는 물을 반기지 않는다.
수영장, 바다, 계곡에서 물놀이 후 급성 외이도염에 걸리는 사람들이 많다.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으면 만성 외이도염으로 진행될 수 있다. 여기서 외이도(外耳道)란 의학용어로 '바깥귀길' 즉, 귓구멍 어귀로부터 고막에 이르는 'S'자 모양의 관을 말한다. 어른은 길이가 3㎝ 정도이다.
또한 고막 천공이 있는 만성 중이염이나 삼출성 중이염으로 인해 고막에 환기관을 삽입한 환자의 경우 귀에 오염된 물이 들어가면 귀에서 고름이 나오고, 염증이 악화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여름철에는 벌레가 귀 안으로 들어가는 예기치 않은 상황을 겪는 경우도 적잖다.
여름에 주로 생길 수 있는 귀 질환의 종류와 증상, 치료와 예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외이도염=물놀이 후 생긴 외이도염은 대개 오염된 물에 있는 포도상구균이나 녹농균과 같은 세균의 침입이 주요 원인이다. 수영장의 물 표면에 많이 있는 녹농균은 수영장 소독약인 염소에도 쉽게 죽지 않고, 30℃가 넘을 때 잘 자란다. 특히 귀지가 많은 사람이 해수욕이나 수영을 하고 난 뒤 이들 균에 잘 감염돼 일명 '수영자 귀'(swimmer's ear)라고 부르기도 한다.
초기엔 귓속의 피부가 붓고, 진물이 나오면서 귀가 멍멍해질 수 있다. 염증이 진행될수록 통증이 심해지며, 이에 따른 수면장애나 식사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적절한 항생제가 포함된 이용액 등으로 외이도를 치료하면 대부분 1주일 전후로 완쾌된다. 과도하게 면봉 등을 이용해 귀지와 물을 제거하지 않도록 한다. 귓속 연한 피부를 손상시켜 염증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진균증=진균(곰팡이)이 외이도나 고막에 기생하면서 생기는 병이다. 재발이 잘 되는 질환이다. 진균은 습하고, 따뜻하고, 어두운 곳에서 잘 자라는 성질이 있다. 따라서 물놀이 후 발생한 외이도염이나 만성 중이염으로 인해 외이도가 오랜 기간 습한 상태로 있을 경우 진균이 기생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진균증에 걸리면 소양감(가려움증), 귀 충만감(귀가 멍멍한 느낌), 귀 폐색감, 이물감 및 가벼운 난청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흡인기나 세척으로 외이도나 고막을 깨끗이 청소하고, 건조시킨 다음 이용액으로 치료한다. 중이염이나 외이도 습진이 같이 있는 경우엔 이들 치료를 병행해야 재발을 예방할 수 있다.
▶삼출성 중이염=통증은 없지만 귀 충만감이나 난청이 나타난다. 유아나 소아 난청의 흔한 원인이 되는 질환이다. 정확하게 자기표현을 못하는 유'소아가 텔레비전 소리를 크게 하거나 가까이서 볼 경우 의심해봐야 한다. 항생제를 포함한 약물 치료와 함께 약물 치료가 실패했을 경우 환기관 삽관을 시행하는 수술적 치료가 대표적인 치료법이다.
환기관 삽관을 한 환자는 물놀이를 많이 하는 여름철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오염된 물이 귓속으로 들어가 환기관을 통해 중이로 침범한 경우 염증을 일으키기 때문에 수영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목욕이나 샤워를 할 때도 귀에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만성 중이염=물놀이를 한 뒤 귀에서 농성분비물(고름)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 고막이 대부분 뚫려 있어 이를 통해 오염된 물이 들어가 염증이 악화되어 일어난다. 약물로 염증을 치료하면 귀에서 고름이 나오지 않는다. 뚫린 고막은 재생되지 않는다. 따라서 오염된 물이 중이로 들어갈 경우 반복적으로 염증이 악화될 수 있다. 이런 경우 수술을 받는 것이 보다 근본적인 치료방법이다.
▶외이도 이물질=귓속의 이물질은 귀의 폐색감, 가려움, 난청, 통증 등을 유발한다. 특히 벌레가 들어간 경우 심한 통증과 잡음을 일으킨다. 피서지에서 귀에 벌레가 들어간 경우엔 손전등을 비춰 불빛을 따라 나오도록 하는 방법을 시도해볼 수 있다. 귀이개, 머리핀, 성냥개비 등으로 귀를 쑤실 경우 벌레가 점점 안으로 들어가 외이도나 고막을 손상시킬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귓속에 물이 들어가면 저절로 빠져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무리하게 귓속의 물을 빼내려 해서는 안 된다. 이럴 경우 외이도나 고막에 해를 입혀 외이도염, 고막 천공 등의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도움말'배창훈 영남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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