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안철수·손학규 연대론 '솔솔'

민주당 손학규 상임고문이 10·30 재보선 불출마를 결정한 지 하루만인 8일 국회를 찾아 "새로운 정치는 통합의 정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손 고문은 무소속 안철수 의원과도 만났다. 그동안 정치권에서 '연대설'이 끊이지 않던 두 인물의 만남이어서, 야권에선 손 고문의 이번 발언을 두고 향후 정계개편의 역할을 염두에 둔 포석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손 고문은 8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자신의 싱크탱크인 동아시아미래재단 산하 동아시아미래연구소 창립 7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해 "독일에서 보고 배우고 생각한 것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통합의 정치"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제 분열과 대결의 정치에서 과감히 떨쳐 일어서야 하고, 자기 정치세력과 진영의 논리에서 과감히 벗어나야 한다"며 "통합은 진보와 보수가 따로 없고, 두 세력을 두 줄로 세우고 한가운데 금을 긋는 중간노선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장에는 손 고문의 부탁으로 안 의원이 축사를 맡았다. 안 의원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다른 당의 정책일지라도 포용이 가능하다 싶으면 열심히 그 정책을 표방했다. 손 고문에 기대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정치권은 손 고문과 안 의원의 이날 만남을 절묘한 타이밍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선 손 고문이 10·30 경기 화성갑 보궐선거 불출마 선언도 애초 양측간의 논의가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관측까지 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안 의원 핵심측근인 무소속 송호창 의원이 이날 한 라디오프로그램에 나와 "신당을 창당하면 내년 지방선거에서 전국을 기반으로 정당 활동을 해야 할 것"이라며 "전국적인 선거를 준비해야 하고, 모든 지역의 정책과 적합한 후보들을 준비하겠다. 원칙적이고 원론적인 이야기"라고 밝혔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안철수 의원의 세력이 등장할 것임을 공식화한 것이다.

한 야권 인사는 "손 고문이 이번 재보선 불출마를 계기로 민주당 김한길 대표와의 전략적 제휴관계는 한 발짝 거리가 물러섰다고 볼 수 있다"며 "이와 동시에 '통합'의 기치를 내걸고 안 의원과 연대를 통해 내년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새로운 정치세력으로 등장을 예고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많다"고 말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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