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세계화의 바람은 경상북도뿐만 아니라 각 기초단체와 기업 등 민간 부문에도 불고 있다. 새마을운동의 종주도시를 내세운 구미는 이미 2001년부터 새마을운동의 해외 보급에 힘을 쏟고 있고, 포항시는 2011년부터 자체적으로 새마을세계화사업을 추진 중이다. 포스코는 포스코패밀리 진출 국가를 중심으로 사회공헌활동의 일환으로 새마을운동 보급에 앞장서고 있다. 각 지자체와 민간 부문의 참여는 새마을세계화사업의 외연을 넓히고 새마을운동이 한국형 공적개발원조(ODA)의 대표 브랜드로 자리 잡는 데 큰 보탬이 된다.
◆기초단체들도 새마을세계화 열기
경북 지역 기초자치단체 중에서 새마을세계화사업을 가장 먼저 시작한 건 구미시다. 구미시는 2001년 베트남 트엉띤군 리엔프응마을에 보건소를 건립하면서 새마을세계화사업에 팔을 걷어붙였다. 장애인재활센터를 지었고, 암소은행을 도입하며 환경 개선 및 소득 증대 사업도 펼쳤다. 2005년에는 동티모르에 바우카우 부녀아동센터를 건립했고, 몽골 바양언더르 붐비마을에 새마을도로와 목욕탕, 결혼예식장 등을 지었다. 울란바토르에는 목초지를 조성했다. 콩고민주공화국에 새마을주택 건립을 지원하고 각종 교육 사업과 생필품 보내기 운동을 진행하기도 했다.
또 2009년부터 네팔에 새마을연수원을 건립하고 염소은행과 종묘 사업 등을 지원 중이다. 에티오피아 오로미아주 아르시구에는 3년 전부터 도서관 건립과 새마을운동 교육 등을 도입했고, 올해부터 필리핀으로 확대해 벼농사 기술 전수에도 나섰다. 구미시의 새마을세계화사업은 현지 국가의 새마을조직을 활용하는 점이 특징이다. 새마을지도자들을 구미로 초청해 새마을운동 교육을 실시한 뒤 해당 국가로 돌아가 사업을 추진하는 방식이다. 구미시 관계자는 "새마을 종주도시로서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저개발국에 전수하며 교류 범위를 확대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포항시는 2010년부터 한국평화의료재단과 함께 새마을세계화사업에 뛰어들었다. 특히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와 협력 관계가 돈독하다. 2011년에는 마다가스카르 소아비나시에 포항메디컬센터를 건립하고 의료봉사단 4명을 파견했다. 올해까지 이곳에는 농업 소득 확대를 위한 정미기 2대와 각종 농자재를 지원하기도 했다. 지난해 부리키나파소에 3천600만원을 들여 의과대 부속병원을 건립했고, 올해부터 키르기스스탄에 새마을시범마을을 조성하고 시설 농법을 전수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포항시는 현지 마을 주민들의 눈높이에 맞춰 용수로 개설과 통일벼 보급 등 농업기술을 전수하고 의료 시설 등 기반 시설을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밖에도 경주시는 2009년 베트남에 마을회관을 건립했고, 안동시 새마을회는 2011년부터 캄보디아와 베트남, 태국, 라오스 등에 우물 설치와 환경정비 등 새마을운동 해외 보급 사업을 펼치고 있다.
◆민간도 함께 움직인다
민간 기업들도 새마을세계화 사업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특히 포스코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포스코그룹 진출국을 중심으로 주민들의 자립 역량을 키워 빈곤 문제를 해결하고 인프라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시도다.
포스코가 펼치고 있는 새마을세계화사업은 빈곤 지역의 열악한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영농기술을 보급해 자발적인 성장이 가능하도록 지원하는 점이 특징이다. 포스코는 2011년부터 경북도 및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함께 에티오피아 3개 마을에 새마을시범마을을 조성하고 있다. 현지에 파견된 새마을 리더 해외봉사단에는 포스코 퇴직 직원 1명과 직원 자녀 7명도 포함됐다. 새마을회관 건립과 도로 정비, 화덕 및 굴뚝 설치 등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영농기술과 재봉기술, 가축 사육법 등을 전수하고 있다.
모잠비크와 짐바브웨에서는 차세대 영농지도자를 양성 중이다. 지난해 2월 문을 연 모잠비크 새마을 농업훈련원은 졸업생 50명을 배출했으며 올해 학생 30명을 교육하고 있다. 전국에서 모인 학생들은 1년 동안 새마을정신과 농장 경영, 농산물 재배, 농기계 작동법, 양계 기술 등 영농기술을 배운다. 올 2월에는 짐바브웨에도 새마을 농업훈련원을 설립했다. 현재 학생 40명에게 농작물 생산, 동물 사육, 농장 운영 등을 무료로 교육하고 있다. 카메룬 농가 1만 곳에 슈퍼옥수수 종자를 보급했고, 콩고민주공화국 농가 20여 곳을 대상으로 옥수수 파종 시기와 이삭 관리법 등을 가르치기도 했다.
베트남과 몽골, 인도네시아, 네팔 등 아시아에서는 마을환경 개선에 초점을 맞췄다. 2011년부터 베트남 바리어붕따우성 지역에서 드림빌리지를 구축하고 있고, 몽골에서는 영농지도자 양성 교육사업과 지역개발교육 등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까지 아프리카와 아시아에서 양성된 영농지도자 수는 470명에 이르고 올 연말까지 740명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기업뿐만 아니라 각 기관들도 새마을세계화사업에 동참하고 있다.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은 내년부터 퇴직공무원을 해외봉사단 팀장으로 선발해 아프리카에 파견할 예정이다. 농업기술원도 퇴직공무원을 해외봉사단으로 파견한다. 영남대 건축학과 졸업생 모임인 건맥회는 아프리카에 토목 및 건축기술자문에 나섰다.
◆새마을시범마을 조성 참여 활발
새마을세계화사업이 활기를 띠면서 각 시'군들도 내년부터 새마을시범마을 조성 사업에 동참 의사를 밝혔다. 현재 11개 시군에서 참여 의사를 밝힌 상태다. 포항을 제외한 안동, 구미, 영천, 상주, 문경, 의성, 청송, 청도, 예천, 울진 등은 새마을세계화재단에 위탁 추진할 방침. 대상 희망 국가도 콩고, 가나, 베트남, 몽골 등으로 다양하다.
경북도와 각 시'군은 주체별로 업무를 분담해 추진할 예정이다. 경북도는 봉사단 선발과 교육, 사업 계획 수립 및 현지 마을지도자 연수를 맡고, 각 시군은 마을당 1억5천만원의 사업비를 부담하되 공무원을 파견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경북도는 사업 계획의 수립단계부터 각 시군이 참여해 독자적인 사업권을 갖도록 할 방침이다. 새마을시범마을 대상지 선정과 봉사단 선발'교육 등의 업무 등은 시'군의 의견을 반영해 새마을세계화재단이 대행한다.
각 시'군이 경북도의 새마을시범마을 조성 사업에 동참하는 것은 기초단체가 새마을운동 보급에 나서기에는 한계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정부기관이나 현지 국가의 대사관 등과 협력이 쉽지 않고 장기간 수억원의 예산을 매년 내놓기도 부담스럽다는 것. 따라서 경북도가 실질적인 업무를 진행하고 각 시'군은 인력과 기술, 재정을 일부 지원하는 방식이면 동참하는데 무리가 없다는 것. 특정 사업비만 부담하거나 유관단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하는 방안 등도 검토 중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기초단체에서 직접 새마을운동 해외보급에 나서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해외 원조에 대한 관심과 열망이 높았지만 제대로 방법을 몰랐던 기초단체에 참여의 기회를 제공하고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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